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야심 차게 도입한 ‘사모투자 재간접펀드’가 다음 달 처음 출시된다. 최근 주가 상승에도 공모펀드가 사모펀드에 밀려 침체의 늪에 빠진 가운데 사모투자 재간접펀드가 공모펀드 시장의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날 금융감독원에 사모투자 재간접펀드 출시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금감원이 예정대로 증권신고서를 승인할 경우 다음달 6일 효력이 발생한다. 미래에셋운용은 효력 발생 시점부터 가입자를 모집한 뒤 다음달 말께 펀드를 설정할 계획이다.
사모투자 재간접펀드란 여러 개의 헤지펀드를 하나의 공모펀드로 묶어 판매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최소 1억~3억원인 헤지펀드의 최소투자금액 규제가 일반투자자의 헤지펀드 투자를 막고 있다며 최소 5개의 헤지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재간접 공모펀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5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시행령이 개정된 지 약 4개월 만에 첫 상품이 출시되는 것은 공모펀드보다 높은 수수료와 유동성 문제로 환매 요청이 있을 경우 바로 환매할 수 있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자사는 물론 전문사모집합투자업자의 헤지펀드 6~7개를 담는 방식으로 펀드를 구성할 계획이다. 특히 롱쇼트와 메자닌,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전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를 담아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문제가 됐던 환매 부분은 월 2회로 제한하고 환매 수수료를 수익이 아닌 환매대금 기준으로 부과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사모투자 재간접펀드의 출시가 기관투자가와 고액자산가에 한정된 헤지펀드의 문호가 일반투자자에게도 열리는 것인 만큼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을 살려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모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8월 말 245조2,874억원에서 지난달 말 241조9,695억원으로 1년 만에 1.35%(3조3,179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사모펀드는 239조1,312억원에서 274조7,654억원으로 14.90%(35조6,342억원) 증가하며 공모펀드를 추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