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존재감 빛나는 고성능 세단 '스팅어'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JOY RIDE|기아 '스팅어'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가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출시했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내놓으며 “수입 브랜드의 고성능 스포츠 세단이 경쟁상대”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시장 반응이 심상치 않다. 국산 고성능 세단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대다수다. 국산차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안정적인 고속주행과 뛰어난 제동력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제껏 보지 못한 혁신적 디자인과 주행 성능으로 프리미엄 세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다.”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이 스팅어를 출시하면서 한 말이다.

스팅어는 기아차가 만든 첫번째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이다. 6년동안 기아차가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야심작’이다. 스팅어는 특별한 대접을 받고 있다. K와 숫자로 조합하는 기아차 모델명 체계를 따르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아 로고를 사용한 기존 기아차 엠블럼도 버렸다. 대신 스팅어만의 고유한 배지를 달고 있다.

기아차가 스팅어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현재까지 스팅어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출시 후 약 한 달 만에 3,000대 가까이 팔린 스팅어는 남성 고객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전체 고객의 70%가 30~40대 남성으로 집계됐다. 스팅어는 3.3터보 가솔린, 2.0터보 가솔린, 2.2디젤 등 3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3,500만~4,910만 원(옵션 별도)이다. 최상위 모델에 옵션까지 더하면 가격이 5,000만 원을 넘어서지만 경쟁모델로 꼽히는 BMW4시리즈와 아우디A5 보다는 1,000만 원 이상 저렴하다. 하지만 가격보다는 성능이 구매의 결정적인 동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고성능 모델인 3.3터보 GT의 계약비중이 44.3%에 달한 것을 보면 스팅어를 찾는 고객들은 ‘드라이빙의 열정’에 목말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넓고 낮은 쿠페형 차체.넓고 낮은 쿠페형 차체.



스팅어의 최상위 모델인 3.3 터보 GT를 타고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을 오가며 달렸다. 일반 도로와 고속도로가 적절히 섞인 주행 코스였다. 스팅어는 공격적인 모습으로 서 있었다. 길이 4,830mm, 폭 1,870mm, 높이 1,400mm, 축거(휠베이스) 2,905mm로 현대기아차 중형 세단들에 비해 길이는 짧고 폭은 넓다. 재미있게도 실내 공간 크기를 결정짓는 휠베이스는 조금 더 길다.

낮고 넓은 차체는 앞 범퍼부터 뒤 트렁크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쿠페 스타일로 빚었다. ‘찌르는 것, 쏘는 것’이라는 스팅어의 뜻을 제대로 반영한 디자인이다. 긴 후드에서 시작한 선은 수평으로 뻗은 벨트라인과 합쳐져 역동성을 강조했다. 카마로나 머스탱처럼 우락부락한 미국 머슬카 형태와 다르지만 볼륨감과 날렵한 맵시가 어우러져 역동적인 스타일을 뽐낸다. 앞모습은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모양의 헤드램프, 대형 공기흡입구, 볼륨감을 강조한 후드가 특징적이다. 뒷모습은 타원형 트윈 머플러와 리어 디퓨저가 스포티함을 강조한다.


실내 디자인은 기아차가 스팅어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운전석 문을 열자 고급스러운 실내가 펼쳐졌다. 알루미늄 질감의 공조장치 버튼은 기존 현대기아차의 정체성을 그대로 따라 직관적으로 배치했다. 기어레버는 조작감과 그립감이 모두 돋보였다. 손이 주로 닿는 부분은 가죽을 씌워 질감에 신경을 썼고 운전대와 대시보드, 문에도 바늘땀을 살려 꼼꼼히 마감했다. 지붕을 받치는 기둥(필러) 부분에도 고급 스웨이드 재질을 사용했다. 운전석은 나파 가죽으로 만든 세미 버킷시트를 채용했다. 버킷시트는 고속으로 곡선을 주행할 때 쏠리는 몸을 잡아주며 운전자가 안정적으로 운전대를 돌릴 수 있게 돕는다. 운전대 아랫부분을 평평하게 만든 D컷 운전대와 여기에 붙어 있는 패들시프트는 스팅어가 달리기에 특화된 차량임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넉넉한 휠베이스로 인해 뒷자리 실내 공간도 넉넉해 실용성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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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 버킷시트가 눈에 띈다.세미 버킷시트가 눈에 띈다.


직관적 설계가 돋보이는 운전석.직관적 설계가 돋보이는 운전석.



시동버튼을 누르고 스팅어를 깨웠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지 않고 살살 움직였다. 시내를 주행할 때는 승차감 좋은 고급 세단의 느낌이 강했다. 고속도로에 들어서 가속페달에 힘을 가했다. 순식간에 차에 힘이 실리며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시승 차량인 스팅어 3.3 GT는 터보차저 두 개를 장착한 3.3리터 6기통 가솔린V6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kgf.m를 낸다.

주행 내내 스팅어의 가속력에 감탄했다. 기아차가 밝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 시간은 4.9초다. 국내 생산 차량 중 가장 빠른 수치다. 실제로 이를 검증하지는 않았지만 치고 나가는 가속도를 느껴보면서 고개가 끄떡여졌다. 엔진이 고회전 영역에 들어섰을 때 계기반 속 엔진회전계 바늘만 올라갈 뿐 사실상 출력은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차도 있다. 스팅어는 상당한 엔진회전수까지 올라갔음에도 지속적으로 힘을 쏟아내며 차체를 끝까지 밀어부쳤다. 이 같은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한 건 2세대 8단 자동변속기가 한몫을 했다. 엔진 힘을 적절히 휘감아내 도로로 옮기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브렘보 브레이크와 콘티넨탈 타이어. 스팅어가 ‘좀 달릴 줄 아는 차’임을 알 수 있다.브렘보 브레이크와 콘티넨탈 타이어. 스팅어가 ‘좀 달릴 줄 아는 차’임을 알 수 있다.



드라이빙 모드를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자(스팅어는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츠, 커스텀 등 5가지 드라이빙 모드로 바꿀 수 있다) 좀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주행성능을 뽐냈다. 차체가 다소 묵직해지면서 튕겨 나가듯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으르렁거리는 스팅어가 쏟아내는 포효는 야성적이었다. 일부에서는 더 우렁찬 엔진 소리를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은 도로 위 소음일 뿐이다.

스팅어는 고속주행과 안정성이 인상적이었다. 노면에 바짝 붙어 달린다는 느낌 때문에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곡선주로에서 원심력을 견뎌내며 안정적인 차체를 유지하기에 충분했다. 너무 딱딱하지도 무르지도 않게 적절한 수준을 찾은 듯한 하체는 차량 가속력은 충분히 버티면서도 탑승자의 승차감을 확보했다. 고강성 경량 차체를 사용한 스팅어는 차체 지지력과 주행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엔진룸과 차체 하부에 스트럿 바를 적용했다.

스팅어는 제동력도 훌륭했다. 고성능차라도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차체 뒷부분이 살짝살짝 흔들리곤 하는데 스팅어는 그런 불안함이 전혀 없었다. 이탈리아 브렘보의 디스크 브레이크와 19인치 스포츠 타이어의 조화는 훌륭했다. 제동과 가속 시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 역시 최대한 억제해 고성능 스포츠 세단의 기본을 충실히 재현한 느낌이었다.

가속페달에 힘을 가해 엔진회전수를 쭉쭉 올렸지만 스팅어는 힘에 부치지 않고 달렸다. 스팅어를 몰다보면 속도에 대한 욕심이 난다. 제한속도가 아쉽게 느껴질 만큼 운전자의 질주 욕구를 자극하는 차다. 스팅어의 광고 문구는 “다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꿈을 가져라(Live Your Dream)”이다. 모처럼 재미있고 가슴 설레는 차가 나왔다. 스팅어 다음에는 또 어떤 차를 만들어낼지 기아차에 거는 기대도 동시에 커진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하제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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