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산림 바이오매스는 중요한 신재생에너지원

김재현 산림청장

김재현 산림청장




지난 22일 오후9시. 5분간 빛이 사라지고 주변이 깜깜해지는 경험을 했다. ‘제14회 에너지의 날’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5분간 소등행사를 했기 때문이다. 환경·에너지 시민단체연합인 에너지시민연대는 전력 소비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03년 8월22일을 ‘에너지의 날’로 지정해 매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에너지를 아껴 쓰고 깨끗한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데 목적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 각국은 탈(脫)화석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대체할 미래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전력공급의 20%로 확대)을 선포했다. 대부분 신재생에너지라 하면 보통 태양광·풍력 등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후적·지리적 특성상 이들 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산업계가 보다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원을 찾고 있는 이유다. 특히 최근에는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다.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란 숲에서 나무를 벌채해 이용하고 남은 ‘벌채 부산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연간 약 900만㎥의 나무가 벌채되는데 이중 시장에서 이용되는 양은 490만㎥에 불과하다. 나머지 410만㎥에 해당하는 잔가지나 직경이 작은 원목 등은 이용되지 않고 벌채 부산물이라는 이름으로 산에 그대로 버려진다. 이렇게 산에 버려져 있는 자원을 활용해 에너지를 만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 그만큼 화석에너지 사용량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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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산림 바이오매스 에너지의 대표 주자가 바로 목재 부산물을 톱밥으로 분쇄한 뒤 고온과 고압으로 압축해 만든 바이오 연료인 ‘목재펠릿’이다. 산림청은 2009년부터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차원에서 목재펠릿 산업을 육성해왔다.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농산촌 가정에 목재펠릿을 이용한 난방을 할 수 있도록 주택용 목재펠릿 보일러를 보급하고 제조공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국내의 목재펠릿 시장 규모는 2016년 말 기준 약 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확대된 시장 규모에 발맞춰 원활한 목재펠릿의 원료공급 체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산림에 있는 잔가지 등 부산물의 수집 비용을 지원할 것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임업기계나 임도 같은 산림 인프라를 확대해서 수집 비용 자체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산림 내 부산물의 수집과 목재펠릿 생산이 활발해지고 펠릿보일러 보급이 확대되면서 적지 않은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우리 산림의 이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 단순히 좋은 경관과 산림자원만을 내주는 게 아니다. 우리에게 평생 쉼이 됐던 나무는 목재로 사용되고 남은 부산물까지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산림자원의 순환체계를 통한 지속적인 가치 창출이 아니겠는가. 특히 우리나라의 산림은 1970~1980년대의 치산녹화정책에 따라 집중 조림된 것이다. 30~40년이 흐른 지금은 본격적인 벌채·이용 시기에 돌입해 벌채 부산물이 지속 발생하게 될 것이다. 이를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자원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14회 에너지의 날’을 맞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걱정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생각해본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확대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온 지금, ‘산림 바이오매스’라는 신재생에너지의 활용방안을 다 함께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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