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인베스트먼트가 인프라 투자를 위해 2,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기 전에 투자자를 모으는 펀드) 조성에 들어갔다. IMM인베는 지난 2015년 국내 사모펀드(PE) 최초로 인프라 투자를 주목적으로 한 블라인드 펀드를 2,000억원 규모로 설정해 1년여 만에 소진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증권사와 보험사 등 유한책임사원(LP)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조기 펀딩에 성공한 후 냉난방 공급 에너지업체를 인수하는 등 투자처 발굴에 탁월한 성과를 올려 자신감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MM인베는 24일 국민연금의 그린펀드 위탁운용사에 제안서를 접수했다. 국민연금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폐기물 처리시설, 도시가스사업 등 비민자 사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조성해 2곳의 위탁운용사를 다음달에 선정할 계획이다.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 각각 1,000억원가량을 출자받는다. IMM인베는 에너지 인프라 거래를 주도한 경험을 살려 그린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린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될 경우 국민연금을 핵심 출자자로 두고 1,000억원을 연내 추가로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조성한 1호 블라인드 펀드로 인수한 인천종합에너지는 인천 송도 지역에 냉난방을 공급하는 업체다. IMM인베가 지분을 확보하고 에너지 발전운용 능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밖에도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 1-2단계 지분을 취득하는 등 인프라 사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실행했다. 2호 펀드는 국민연금 그린펀드의 성격에 부합하도록 환경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주력할 예정이다.
IMM인베는 블라인드 펀드 외에도 프로젝트 펀드와 메자닌펀드 등으로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와 에너지업체 디에스파워 등도 인수했다. 두 기업을 연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볼트온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그린펀드 운용 노하우를 이미 입증했다는 평가다.
벤처캐피털(VC)인 IMM인베는 2015년 현대상선 부산신항만이나 2014년 현대상선 LNG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하며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서도 입지를 다져왔다. 이후 메자닌이나 인프라 등에서 양호한 성과를 내며 기관투자가로부터 신뢰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연기금 관계자는 “IMM인베는 선제적으로 인프라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며 “그린펀드 운용사에 선정되지 않더라도 순조롭게 2호 펀드를 설정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