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이 예상보다 무거운 ‘징역 12년’을 구형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삼성은 1심 선고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
올 초 미래전략실 해체로 ‘삼성그룹’의 실체는 없어졌으나 사실상 ‘그룹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4일 이 부회장 선고와 관련한 별도의 회의를 개최하진 않았으나 관련 팀을 중심으로 일정을 공유하면서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변호인단은 유죄 선고가 나올 경우 항소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찌감치 관련 절차에도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특검이 직접적인 증거가 없음에도 ‘무리한 짜맞추기식 수사’를 했다고 비판하면서 재판부는 이와 달리 철저하게 ‘법정증거주의’에 따라 법리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전날 법원이 이 부회장 선고 공판 생중계에 대해 공공의 이익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면서 불허 방침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반응을 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삼성에 대한 여론 동향이 긍정적이지 않은 데다 새 정부가 출범 초부터 강조해온 ‘재벌개혁’ 기조도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이목을 끌고 있다.
이 부회장의 선고 방청권(총 30장) 추첨이 역대 최고인 15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가운데 삼성에서는 1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 상황과 별개로 사업 일정은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는 상황.
이날 새벽 미국 뉴욕에서 공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8’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자평하면서 다음 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복수의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선은 무죄, 차선은 집행유예를 기대하면서 선고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판부가 법리에 따라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