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8’이 사상 첫 듀얼 카메라에 메모리 용량을 최대 512GB까지 늘릴 수 있고, 아이폰8도 듀얼 카메라에 증강현실(AR) 기능 등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를 전망이다. 갤럭시노트8의 최상위 모델은 120만원을, 아이폰8은 150만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모바일 프로세서(AP) 등 하드웨어 성능이 좋아지는 것은 환영하지만 덩달아 올라가는 가격을 어디까지 감내해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제품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동통신사들과 출고가를 조율 중이다. 정확한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아이폰8의 경우 최상위 모델 가격이 1,300달러(약 146만원) 안팎으로 부가세를 포함해 15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를 고민 중인 ‘갤럭시노트8’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100만원은 심리적 부담이 크다”며 100만원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다. 따라서 기본형 제품(64GB)은 갤럭시노트7(850달러, 98만8,900원)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에 첫 선을 보인 대용량(256GB) 모델은 120만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역대 갤럭시 제품 중 가장 비쌀 것으로 점쳐진다. 올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8 최상위 모델(128GB)이 115만5,000원이라는 높은 출고가에도 큰 인기를 누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초고사양·초고가 제품은 ‘100만원이 넘는다’는 공식을 통해 심리적 마지노선을 무력화시킬 가능성도 높다.
제조사들의 혁신경쟁과 소비자들의 고사양 선호가 맞물리면서 성능 만큼 가격도 빠르게 높아지는 추세다. 스마트폰의 경쟁 포인트가 두뇌로 불리는 AP에서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등으로 옮겨가면서 원가부담은 더 커졌다.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200개가 넘는 부품 중에서 디스플레이·카메라·AP 등 3개의 가격이 절반을 차지한다”며 “여기다 인건비·설비투자·판매비용 등을 감안하면 가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피니트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채택한 갤럭시S8은 제조원가가 307.5달러(34만6,000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 배터리는 삼성SDI, AP는 직접 제작한 엑시노스8895를 썼음에도 원가를 낮추지는 못했다. 그만큼 연구개발(R&D) 비용이 많고 고사양이라는 의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가, 중저가 제품으로 공략시장을 세분화하면서 초고사양 프리미엄 제품들은 가격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아이폰8과 갤럭시노트8이 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이통사는 이날부터 갤럭시노트8 체험존을 구축했다. 다음 달 7~14일 사전예약 후 15일부터 개통이 시작된다. 정식출시와 일반 판매는 21일부터 이뤄진다. 애플은 다음 달 12일 신제품 공개 이벤트를 갖고 15일 선주문을 받은 후 22일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 포함된 적이 없는 만큼 10월말에나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