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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 과열된 워너원 팬덤, '애정'과 '예의' 사이

그룹 워너원이 일부 도를 넘은 팬들과 사생팬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왕관의 무게를 쓰려는 자,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라는 말로 갈음하기에는 점차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사진=서경스타DB/사진=서경스타DB


워너원은 25일 오전 KBS 2TV ‘뮤직뱅크’ 리허설에 앞서 출근길 포토월 행사를 앞두고 있었다. 이날은 워너원의 ‘뮤직뱅크’ 첫 출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를 증명하듯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부터 KBS 신관 공개홀 주변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8시 30분께 워너원의 차가 모습을 드러내자 결국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흥분한 일부 팬들이 안전 펜스를 넘어 취재진의 영역까지 침범하는 등 일순간 현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것. 결국 KBS 측은 차에서 내리던 워너원 멤버들을 돌려보냈고, 다시 차에 오른 워너원은 정문 쪽을 통해 대기실을 들어가는 것으로 동선을 수정해야 했다.

이는 취재권에 방해를 받은 기자의 푸념이 아니다. 당시 상황에서 대처가 조금 더 늦었더라면 충분히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부분이다. 더구나, 선만 잘 지켜주면 팬들에게도 포토타임 제공하겠다는 제안까지 했음에도, 당장의 욕심을 포기하지 못한 팬들로 인해 그 기회마저도 날아갔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와 같은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MBC every1 ‘주간 아이돌’ 녹화 당시에는 팬들이 건물 복도 및 엘리베이터, 주차장, 심지어는 도로까지 점령한 탓에 주민신고로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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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원 팬들의 도를 넘은 행태는 방송 현장이 아닌 곳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워너원 사생분들 부탁드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워너원의 숙소와 같은 건물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 워너원 사생팬들로 인해 겪고 있는 고충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이달 초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최된 워너원 데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는 일부 팬들이 기자를 사칭해 입장을 시도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프레스 입장권을 2~3백만 원에 거래하려던 움직임까지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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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워너원 측 관계자는 이에 대해 “‘뮤직뱅크’ 출근길은 보도된 것처럼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위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전하며 “스케줄을 다닐 때마다 스태프와 경호원을 배치해 멤버들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별다른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멤버들을 보기 위해 차 앞을 함부로 뛰어드는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게재되는 영상만 보더라도 일부 워너원 팬들의 행동은 아슬아슬 외줄타기를 하는 것처럼 위태로워 보일 때가 많다. 일각에서는 활동 종료까지 1년도 더 남았는데 벌써부터 이렇게 과열돼서 어떻게 하냐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순수한 마음으로 워너원을 응원하는 대다수의 팬들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팬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심어진 부정적인 인식을 ‘워너원 팬’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함께 떠안아야 했다. 그 외에도 암표, 자료 거래 등 금전적인 문제까지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

이쯤에서 ‘애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예의’를 저버린 일부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 그대들의 정도를 어긋난 행동에 팬들의 정성은 극성이라는 이름이 되고, 그대들이 깔아주겠다고 한 워너원의 ‘꽃길’에 그대 스스로 재를 뿌리고 있노라고.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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