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 30% 밑으로... 감소세 지속지나

갭투자 감소·입주물량 증가에 2년여만에 20%대

정부 규제책에 아파트 가격위축되면 다시 늘수도

25일 오후 8.2부동산대책 이후 세종시에서 첫 분양되는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25일 오후 8.2부동산대책 이후 세종시에서 첫 분양되는 한 아파트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월세 비중이 2년여만에 30% 미만으로 떨어졌다. 최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늘면서 전세 물건이 증가한 데다 수도권 아파트의 입주 물량도 늘면서 전세 물량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의 여파로 아파트 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고 갭 투자가 감소할 경우 앞으로는 전세 물량이 줄고 월세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도 나온다.


27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지난 7월 29.9%로 2015년 2월(28.8%) 이후 2년5개월 만에 처음으로 30% 밑으로 떨어졌다. 이달에도 26일 현재 29.4%로 두 달 연속 30% 미만을 기록 중이다.

관련기사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주택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던 2015년 3월에 31.2%를 기록한 뒤 2년4개월간 줄곧 30%대를 유지해왔다.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 이자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전세를 보증부 월세 등으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면서 월세 비중도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3월에는 월세 비중이 38.1%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4월 33.9%, 5월 32.7%, 6월 31.3%로 감소한 뒤 7월 이후 두 달 연속 월세 비중이 30%를 밑돌고 있다.

이 같은 월세 비중 감소는 8·2대책 전까지 매매가격이 크게 오르자 일부 전세수요가 주택 구입에 나서면서 전세 수요가 줄었고 인근 신도시 등지의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세 공급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2만5,000여가구로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경기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약 12만2,000가구로 지난해(8만7,600가구)보다 40% 가까이 증가한다.

또 8·2 대책 전까지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가 많았던 것도 전세 물건 증가의 원인 중 하나다. 갭투자는 주로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적은 돈을 투자해 전세를 끼고 집을 사두는 방식으로 집값을 올리는 부작용을 불러온다. 정부의 8·2대책도 갭투자를 규제하는 방안을 대거 포함했다. 하지만 갭 투자가 집값을 올리지만 전세 시장 안정에는 어느 정도 기여하는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력한 수요 억제 정책으로 주택시장이 위축되면 월세 비중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더 이상 오르기 힘들다고 예상될 경우 매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서는 데다 다주택자 규제로 갭투자가 감소하면 전세 공급이 줄고 월세 비중도 다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