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27일 E형 간염 감염 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를 시행한 뒤 각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영국 보건부가 “유럽산 햄·소시지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유형의 E형 간염(HEV G3-2) 발생 위험도가 1.85배나 높았다”고 발표한 데 대한 후속조치다.
E형 간염은 E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급성간염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먹었을 때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평균 40일(15~60일)의 잠복기가 지나고 피로,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한 뒤 황달, 진한색 소변, 회색 변 등의 증상이 뒤따른다. 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률 역시 3% 정도로 낮다. 그러나 임산부·간질환자·장기이식환자 등 면역저하자에게는 치명률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E형 간염 환자는 세계적으로 2,000만 명에 이르며 우리나라도 연간 1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주로 멧돼지 담즙이나 노루 생고기 등을 먹고 발병하거나 인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 저개발국가에서 오염된 식수에 감염된 경우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E형 간염 예방을 위해 돼지·사슴 등 육류는 충분히 익혀 먹고 해외 유행 지역 여행 때 안전한 식수와 충분히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장실을 다녀오거나 기저귀를 간 후, 음식 조리 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 씻기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E형 간염과 관련된 증상이 나타났다면 조리를 금하고 임산부·간질환자 등 고위험군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