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경기도 용인시 한 아파트 단지와 계약을 맺은 메리츠화재가 불이 시작된 집 세대주 이모씨의 보험사인 흥국화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재판부는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최초 화재가 난 집이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음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며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과 발화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 사건에서 최초 불이 난 세대 및 내부 공작물 설치·보존상의 하자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2심은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과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씨가 불이 나지 않도록 통상적으로 해야 할 ‘방호조치의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씨 측이 피해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지난 2012년 11월 이씨의 집에서 난 불은 같은 동 아파트 옆집과 위아래층 등 일곱 세대로 번져 3,000만원의 재산 피해를 끼쳤다. 아파트단지 측 보험사는 손해보험 계약에 따라 피해 세대들에 총 2,670만여원을 지급한 뒤 민법 제758조에 따라 이씨 측 보험사에 소송을 냈다.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건물 등 ‘공작물’ 보존의 하자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경우 공작물 점유자나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