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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한중수교 25년, 중국의 변화를 읽어야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지난 24일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언급했고 시진핑 주석은 “정치적 이견을 타당하게 처리해 양국 관계를 안정적이고 건전하게 발전시켜 나가자”고 언급했다. ‘정치적 이견의 타당한 처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우회해 표현한 것으로 보이며 단호한 중국의 입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양국의 축전 교환 소식도 보도하지 않았으며 관련 행사에 대해서도 짤막한 한 줄 이외에는 아무것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내에서 개최된 행사에도 중국의 현직 주요 인사가 아닌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5년 전 한중수교 20주년 행사 때는 차기 지도부 주석 취임(10월)이 유력했던 시진핑 당시 부주석이 참석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최소한의 형식만 갖춘 모습이다.


지난 25년 동안 한중 교역은 급성장했다. 한중 무역규모 중 수출 규모는 수교 이래 1992년 26억달러에서 지난해 1,244억달러로 46배나 증가했고 우리 입장에서의 중국은 제1 수출국으로, 중국입장에서의 한국은 4대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이처럼 동반 성장해오던 양국관계가 지난해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정치적인 문제는(사드 배치) 무역 보복 등으로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의 경제적인 동반자 관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경제적으로는 친밀했으나 정치적인 신뢰는 부족한 관계였다고 해석된다. 지금은 무역관계만큼 정치관계의 레벨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번 금이 간 관계인만큼 다시금 견고해지는 데까지는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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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성장률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미 절대적인 경제규모가 일정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지금부터 매년 5.5%씩 성장하면 오는 2020년 1인당 GDP가 1만달러 시대에 도달한다. 시 주석이 강조하는 모두가 의식주를 걱정하지 않는 ‘소강사회’, 즉 중산층이 주류인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제 중국은 25년 전 한중수교를 알려왔던 시기와 레벨이 달라졌다. 산업별로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으며 ‘대륙의 실수’라는 표현도 사라진 지 오래다. 가격경쟁력만 있던 중국이 이제는 기술력도 한국에 근접한 상황이다. 주요2개국(G2) 경제 대국이 돼버린 중국과 동반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신뢰 쌓기가 선행돼야 한다. 또한 사드 문제는 한중 양자문제가 아니라 중미 패권 경쟁 안에서 나타난 문제라는 점을 감안해 한·중·미 다자구도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필요한 노력과 시간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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