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경영정상화 속도내는 범현대그룹, 항동 토지 매각해 1,400억 확보



범(凡)현대그룹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던 인천 항동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다. 4만여평에 달하는 토지 매각 작업이 마무리되면 1,400억여원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현대상선·현대제철·현대중공업·현대건설 등은 최근 인천 중구 항동에 보유하고 있던 13만6,346㎡의 토지와 건물을 매각하기로 했다. 범현대그룹은 지난 1995년 해당 토지를 함께 매입해 현재 물류창고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 작업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 이전을 추진하는 현대차가 전부터 일부 토지를 팔려고 했는데 최근 다른 회사들도 비핵심자산 처분에 나서면서 부지 전체 매각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1,400억여원으로 소유 지분에 따라 배분된다. 현대자동차가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상선·현대제철·현대중공업·현대건설 등이 각각 9%대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등은 이번 매각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5,000억원 규모의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한 후 비핵심 자산 매각에 잇달아 성공하며 경영개선계획 이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KCC·포스코 등의 주식과 유휴 부동산 등을 매각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하이투자증권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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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도 지난해 7월 채권단 관리 이후 필요한 자산은 적극적으로 인수하면서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과감하게 처분하고 있다. 지난 5월 유럽·아프리카·남미를 오가는 전략적 물류 요충지에 위치한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을 인수하는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터미널인 CUT 운영을 위해 세운 자회사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연내 청산한다.

매각으로 들어올 자금은 현대제철에도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주 고객사인 현대차의 중국판매량 감소와 원자재가격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한 탓에 2·4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매각 주관사는 현대건설로 토지를 분할한 뒤 차례로 처분한다. 매각 작업에 참여한 관계자는 “일부 토지와 건물은 7월에 매각됐다”며 “나머지 부지 또한 인수자가 나타나는 대로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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