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이번엔 獨·日 기업...中현대차에 부품공급 중단 압박

[사드보복 피해 확산]

"밀린대금 안주면 납품 못해"

외국계 여과기 업체서 공문

공장 가동중단 재연 우려

현대자동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가 협력업체의 부품 공급 중단으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재개한 가운데 대금 지급을 하지 않으면 납품을 거부하겠다는 부품업체가 추가로 나왔다. 실제 부품 공급이 중단될 경우 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재연될 수 있어 우려를 키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프로이덴베르크와 일본 바오링사가 중국 창춘자동차와 합작해 만든 공기 여과기 업체 ‘창춘커더바오’는 베이징현대에 이날까지 밀린 대금을 주지 않으면 납품을 중단할 것이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을 접수한 베이징현대는 이 회사와 대금 지급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을 전후해 생산 및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베이징현대는 연료탱크를 만드는 프랑스계 부품사인 베이징잉루이제가 지난주부터 납품을 거부해 1주일 동안 중국 내 4개 공장 가동을 멈췄다가 30일 겨우 생산을 재개했다. 납품을 재개한 베이징잉루이제와도 대금 협상이 완전히 해결된 상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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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따른 판매 급감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베이징현대는 협력업체들에 줄 납품 대금을 3~4개월가량 연체하고 있다. 동반 진출한 국내 협력업체들은 대금 지급이 밀려도 연대 의식을 발휘해 납품을 계속하고 있지만 외국계 업체들은 납품 거부라는 실력 행사도 불사하며 제 잇속을 차리고 있다. 앞으로 납품을 중단하는 외국계 업체가 더 늘어날 수 있고 국내 업체로도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국내 협력업체 142곳이 진출해 289곳의 공장을 가동하며 현대·기아차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중국 내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차가 자금줄을 쥐고 대금 지급을 미루고 납품단가 인하를 협력사에 요구해 반발을 사고 있는 것도 현대차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50대50의 지분을 갖는 합자회사로 생산·판매는 현대차가 맡고 대금 지급을 포함한 재무 분야는 베이징차가 담당한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의에서 열린 ‘산업부 장관과 상공회의소 회장단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금 지급과 관련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납품 단가를 20~30% 내리면 현대차를 따라간 협력업체들은 모두 망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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