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잇따른 고강도 제재로 곤경에 처한 베네수엘라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엘 나시오날과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전날 국제 신용평가 기관 피치가 전날 베네수엘라의 신용등급을 CCC(상환불능 가능성 있음)에서 CC(상환불능 가능성 큼)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베네수엘라는 중국과 고위급 회담을 통해 위기 타개책을 모색했다.
우선 피치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금융 제재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오는 10∼11월 채권 만기일에 38억달러(4조2,712억원)를 지불해야 하는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 석유 기업 PDVSA는 급해졌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25일 미 금융권이 베네수엘라 정부와 PDVSA가 발행하는 채권을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고 양국 간 교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아울러 미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인사들을 겨냥해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개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미국이 전방위로 자금줄을 조여오는 만큼 베네수엘라의 외화부족 현상이 나날이 심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런 가운데 베네수엘라는 중국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800개의 베네수엘라 유전광구를 재활성화하는 사업에 중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2008년 이후 펀드를 조성해 베네수엘라에 6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했다. 이 중 200억 달러는 2008년에 만들어진 펀드를 통해, 420억 달러는 2010년 시작된 중장기 펀드를 통해 진행됐다고 엘 나시오날은 전했다.
현재 베네수엘라가 중국과 협상 중인 차관은 약 1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차관을 활용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40억달러 이상의 채권을 지불하고 내년에 만기가 오는 100억달러 이상의 채권을 상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