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아이들의 ‘새 희망 씨앗’, 기부는 어떻게 ‘사기의 씨앗’이 되었나‘ 편이 전파를 탄다.
▲ 불우한 아이들의 희망이 되겠다던 사람들의 실체
얼마 전 한 기부단체의 모임에서 촬영된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흥에 취해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영상 속 중년남녀의 모습과 요트에서 파티를 즐기고 있는 사진 한 장에 많은 사람들은 분노했다. 그들이 ‘새 희망 씨앗’이라는 기부단체를 운영해 오면서 수년간 후원금을 빼돌려 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약 4년 동안 128억 원이라는 거액의 기부금을 모았고, 그 중 120억 원 이상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우아동을 돕는 데 쓴다고 했던 기부금으로 1억 5천만 원 상당의 최고급외제차를 굴리고, 9억 원짜리 아파트를 개인 명의로 구입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단체 관계자들의 해외여행 경비로도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요트 한 번 탄 게 뭐 그리 큰 잘못이냐’며 오히려 자신들은 자극적인 언론보도의 피해자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리고 이 단체의 이사장은 자신은 떳떳하기 때문에 얼굴을 가리지 말고 방송에 내 달라며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게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는데. 100억 원이 넘는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은 어떻게 이런 당당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 그들은 어떻게 거액의 기부금을 가로챌 수 있었나
지난 6월 말 경찰이 이 단체의 사무실 내부를 압수수색하면서 묘한 풍경이 포착됐다. 이상하리만치 많은 전화상담원들이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조사 결과 ‘새 희망 씨앗’은 전국에 무려 22곳의 콜센터를 운영하며 전문적인 전화상담원들을 고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으로 입수한 개인 정보를 토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후원금을 내달라며 전화를 돌려온 것이다. 그렇게 끌어 모은 기부 피해자들만 총 4만 9천여 명!
이 단체에서 작성한 ‘전화 상담 매뉴얼’에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그들만의 수법이 적혀있었는데. 이들은 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을 속여 가며 거액의 후원금을 모을 수 있었을까? 우리가 만난 한 기부 피해자는 자신이 사는 지역의 불우아동과 1대1로 결연을 맺어 직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화상담원의 말에 후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해당아동센터를 찾아가 확인을 해 본 결과, 결연을 맺었다는 아동에게 후원금이 전달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사건이 알려진 후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여전히 어이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 수사 결과 ‘기부’가 아닌 ‘사기’였음이 드러났지만 지금도 후원금이 카드할부로 빠져나가고 있고 중단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설립된 지 4년도 되지 않은, 이름조차 생소한 신생 기부단체 ‘새 희망 씨앗’은 어떻게 128억 원이라는 큰돈을 끌어 모을 수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어떻게 120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릴 수 있었던 것일까? 이번 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기부단체로 알려진 ‘새 희망 씨앗’의 기부금 횡령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고 앞으로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알아본다.
[사진=S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