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문제로 논란에 휩싸였던 이유정(사진)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일 사퇴하면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의 길이 열렸다. 야권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묵시적으로 양해하기로 잠정 합의함에 따라 처리의 물꼬는 트였지만 표결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험로가 예상된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장 안에서 원내대표들과 만나 오는 4일 정 의장의 직권상정을 묵시적으로 양해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합의가 성사된 데는 이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전 이 후보자는 입장문을 통해 “제 문제가 임명권자와 헌법재판소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니며 제가 생각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역할도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자진사퇴했다. 정 의장은 이날 “이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것 같다”면서 “그때부터 나도 의사표시를 하고 원내대표들도 서로 의논하도록 했는데 합의가 잘돼서 좋다”고 말했다.
통과 가능성은 장담하기 어렵다.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299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의 과반수가 찬성표를 던져야 가결된다.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입장을 보여왔기에 아직 당론을 정하지 못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의 경우도 호남 민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호남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는 호남 출신인 김 후보자 찬성론이 우세하지만 ‘비토론’도 상당해 예측이 힘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청와대는 역사·종교관 논란에 휩싸였던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박 후보자에 대한 여러 의문 제기가 있지만 장관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면서 야권의 지명 철회 요구를 일축했다.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11일 열릴 예정이다.
/이재용·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