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유통가 큰 손 떠오른 '스테이케이션족'] 영화보고 요리하고 술 마시고...난, 집에서 다 ~ 한다

2030 중심 1인가구 크게 늘면서

'집=자는 곳' 벗어나 여가공간으로

가구·식기 등도 가성비보단 '멋'

프리미엄 가전에도 과감한 지출

레스토랑급 소포장식품도 불티

혼술족을 겨냥해 세븐일레븐에서 선보인 콘치즈 안주 시리즈./사진제공=세븐일레븐혼술족을 겨냥해 세븐일레븐에서 선보인 콘치즈 안주 시리즈./사진제공=세븐일레븐




스테이케이션족을 겨냥해 티몬에서 판매중인 프리미엄 가전들./사진제공=티몬스테이케이션족을 겨냥해 티몬에서 판매중인 프리미엄 가전들./사진제공=티몬



유통업계에서 최근 소비 트렌드의 키워드는 ‘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확대되면서 집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이들은 집을 꾸미고 집에서 먹고 마시는 활동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집은 더 이상 단순히 잠자고 밥만 먹는 공간이 아니다. 집은 질 높은 휴식을 취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집에서 술을 마시고 요리를 하기도 하고 이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하는 이들은 집을 보기 좋은 공간으로 꾸미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가성비보다도 멋에 더 신경 쓴다.

실제로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집에서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족이 늘면서 프리미엄 가전이 호황을 맞고 있다. 힐링을 위한 고가의 안마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8배 급증하는가 하면 영화 감상을 위한 55인치 이상 대형 TV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스테이케이션족은 집에서 혼밥 뿐 아니라 혼술도 즐긴다. 이에 편의점 업계도 ‘홈(Home)술족’들을 겨냥해 1인용 안주를 선보이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이들을 위한 간편 안주인 ‘콘치즈 시리즈’를 출시했다. 가벼운 음주와 함께 다양한 메뉴의 안주를 간단하게 즐기기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것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혼술족 증가에 따라 냉장 안주를 찾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 36% 증가한 데에 이어 올해도 48.8%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전의 1인 가구가 편의점에서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웠다면 최근 1인 가구는 보다 질 좋은 음식을 집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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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트렌드 변화에 유통가도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 식품들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소포장 식품 브랜드인 ‘한끼밥상’을 론칭했다. 편의점, 마트 또한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을 비롯한 다양한 제품의 소포장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안 가구, 식기 등의 디자인에도 신경을 쓰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기능과 가성비를 따지기보다는 ‘멋’에 집중해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며 가격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옥션에 다르면 디자인 주방용품의 판매량은 최근 한 달 간 지난해 동기대비 최대 4배 증가했다. SNS에 예쁜 음식 사진을 올릴 때 쓰기 좋은 원목도마의 경우 같은 기간 156% 증가했다. 이밖에 전체적인 사진의 배경이 되는 식탁보와 테이블 매트도 매출이 각각 35%, 40% 올랐다.

집의 청결도와 세탁에 대해서도 민감한 이들 1인 가구는 집안일에 투입하는 시간 대비 효율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을 구매하는 데도 지갑을 아낌없이 열었다. 대표적인 제품이 세탁물 건조 시간을 줄여주는 건조기다. 건조기의 경우 빨래 건조 공간이 부족한 1인 가구들의 걱정을 덜어준다.

건조기는 세균 살균에 대한 건강문제도 해결하고 고급 의류의 옷감 손상을 방지하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건조기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티몬에서 최근 3개월 간 팔린 건조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배 성장했다.

청소기에도 인식이 바뀌고 있다. 프리미엄 청소기의 대명사 ‘다이슨 청소기’의 경우 세련된 디자인과 고기능으로 스테이케이션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제품은 최근 3개월간 매출이 직전 3개월보다 115% 증가했다.

집안 공기 질까지 챙기는 고객도 늘고 있다. 쾌적한 온도 뿐 아니라 습도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제습기를 구입하는 고객들이 증가한 것이다. 티몬의 경우 제습기 매출액은 최근 3개월 동안 221% 증가했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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