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北 6차 핵실험 불안한 자산가들]"달러·金 더 살까요"…자산가 휴일에도 문의 폭주

당장 리밸런싱 움직임 없지만

PB "무덤덤했던 과거와 달라"

이번엔 지정학적 리스크 커 판단

해외 부동산 등 새 투자처 상담도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자 자산가들은 ‘어디에 투자를 해야 좋을지’를 묻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북한이 핵 실험을 했다는 뉴스에도 무덤덤하게 반응해 왔지만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은 한국과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어섰다는 점에서 투자 리스크가 상당 부분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041511 북 핵실험에 자산가들 주요 전략은





실제 이날 북핵 실험 소식이 알려지면서 휴일이지만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은 자산가들의 쏟아지는 전화 응대에 분주했다. 강우신 IBK기업은행 한남동 WM센터장은 “(북핵 실험 소식과 함께) 자산가들이 어디에 투자를 하는 게 안전하겠느냐는 문의전화가 많이 왔다”며 “(안전자산인) 달러를 이미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고객이나 그렇지 않은 고객 모두 (이번 북핵 실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될 것으로 보고 달러 투자를 좀 더 늘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문의가 대부분을 이뤘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나 금에 대한 선호심리가 이번 북핵 실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강 센터장은 “기존 달러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던 자산가의 경우 이번 북한의 도발을 오히려 투자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까지 내려간 만큼 자산가들은 이번 기회를 달러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섭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미국 등 해외에 자녀들이 나가 있는 자산가의 경우 이번 핵실험이 지난 5차에 비해 강도가 셌던 만큼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안전자산에 대한 달러나 금에 대한 선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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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운용하는 자산의 편입 비중 재조정) 움직임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김 팀장은 “과거 (북핵 실험을 통한) 학습효과 때문에 당장 리밸런싱하려는 액션은 없었다”며 “앞으로 주가 추이를 봐가며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달러나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연광희 신한은행 PWM잠실센터 팀장은 “(북핵 실험으로) 4일부터 바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반면 주가 지수는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면서 “환율이 1,120원대이고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달러 투자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연 팀장은 이어 “2~3일 동안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짧게 보고 2~3일 단타로 리버스 상품 등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북핵 리스크 영향과 연동성이 적은 필리핀 등 해외 부동산 투자나 가상화폐 등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문의도 쇄도했다. 연 팀장은 “30억~50억원대 상가의 경우는 꾸준한 수요가 있지만 국내 주택 시장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해외 부동산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면서 “보통 해외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서 가상화폐 거래 규모가 세계적인 수준을 보이면서 북핵 실험과 무관하게 시중은행 PB센터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상담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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