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방송된 MBC 주말특별기획 ‘도둑놈, 도둑님’에서는 김지훈이 가족의 사랑을 깨닫고 아버지와 동생을 지켜내려는 한준희의 절실한 심경을 그려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앞서 한준희(김지훈 분)는 장돌목(지현우 분)이 자신의 친동생이 아니란 사실과 아버지가 그를 품어야만 했던 이유를 알게 되면서 혼란에 빠졌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준희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어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동생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고 각오한 한준희는 검사로서의 소신도 포기한 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돌목을 지키기 위해 나섰다. 특히 극 초반 힘겨운 세상을 혼자 버텨온 한준희가 풍기는 독기와는 달리 가족에 대한 애틋함에서 비롯된 비장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인물의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또한 윤중태(최종환 분)를 속이기 위해 장돌목을 위험에 몰아넣으면서도 재빠른 기지를 발휘해 도와주며 짜릿한 복수극을 이어가고 있다. 스스로 위기에 빠지는 동생을 옆에서 지켜보며 힘들어하는 돌목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손 한 번 잡아주는 것뿐이었다. 이러한 준희의 답답한 심경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마음의 짐의 무게를 짐작케 했다.
가족과 다 같이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한준희의 냉철함과 침착한 면모 역시 빛을 발해 눈길을 끌었다. 윤중태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동생에게 상황에 맞는 수법을 제시, 문제의 전면에 나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엇보다 아버지와 함께 밥을 먹는 도중 아버지 혼자 죄책감에 시달렸을 고통의 시간을 헤아리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안방극장을 찡하게 만들었다. 이성적으로 행동하던 준희이지만 그 이면에는 얼마나 큰 심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는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러한 김지훈의 죄책감과 미안함이 뒤섞인 감정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연기는 인물의 감정에 이입하게 만들며 마음을 아리게 했다. 또한 다 큰 동생을 여전히 다정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빛과 아버지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든든함까지, 가족을 외면했던 세월을 보상하듯 애쓰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위로를 이끌어 내고 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