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CJ E&M 일산 제작 스튜디오에서 tvN ‘수상한 가수’의 공동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공동인터뷰에는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민철기 PD를 비롯해, MC 강호동, 복제가수 홍석천, 패널 박소현, 김형석, 이수근, 붐, 허영지, 김종현 등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CJ E&M‘수상한 가수’는 인기스타들이 무대 뒤 ‘진짜가수’의 ‘복제가수’로 빙의해 무대를 꾸미는 음악예능이다. 한 때 반짝했던 옛 가수부터 무명의 그늘에 지쳐 포기 직전인 가수, 무대에 설 기회조차 없던 만년 신인가수들까지, 우리 주위에 숨겨진 수많은 실력 있는 가수들을 양지의 무대로 이끌어내는 ‘책임육성 프로젝트’로 자리 잡아나가고 있다.
인지도가 부족한 무명가수들을 알리기 위해 인기 연예인들의 인지도를 빌려오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수상한 가수’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와 마찬가지로 무명가수들은 복제가수 뒤에서 숨어 노래를 부른다.
패널로 활약 중인 김형석은 “무명인 가수가 나오는 만큼 인연이 있는 분들이 나온다. 무대나 음악들, 직업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는 프로그램”이라며 “복제가수 분들이 진짜 가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같이 눈물 흘려가면서 노력하고 있다. 다들 이 무대라는 업을 사랑하고 기뻐하고 교감하는 이런 감성적인 부분도 멋진 프로그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수상한 가수’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을 만든 민철기 PD가 CJ E&M으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선 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체를 숨긴 채 노래를 부르는 ‘복면가왕’과 립싱크 가수를 찾는 Mnet ‘너의 목소리가 보여’와 비슷한 자기복제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던 바 있다.
사진=CJ E&M‘수상한 가수’는 ‘복면가왕’ ‘너목보’와 달리 ‘정답’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무명가수에 더 집중하고자 한 점은 한풀이 송을 통해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수상한 가수’를 통해 ‘위대한 탄생’ 출신 정희주, 트로트가수 강소리, 미스에스 강민희, EXO 첸 보컬스승 윤경엽, 백퍼센트 혁진, ‘K팝스타4’ 출신 가수 이시은, 애메랄드 캐슬 지우 등 많은 가수들이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8회를 기본으로 시작했다가 반응도 좋고, 방송의 의미가 긍정적이어서 8회 더 연장됐다. 향후 더 반응이 좋으면 계속 연장해 가면서 하려고 있다”라고 말한 민철기 PD는 “한 번도 히트곡도 없이 이 쪽에 있었던 분들도 있지만, 한번 히트를 했다가도 반응이 없으신 분들도 있다”며 “진짜 가수와 복제가수의 관계가 있는 부분을 강화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뭔가 꿈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힘들지만 꿈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민 PD는 ‘수상한 가수’에 대해 ‘복면가왕’의 역발상 예능이라고 말했다. 무명가수를 알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봤다고 말한 민 PD는 “무명가수들의 부족한 것이 인지도와 친밀도라면 ‘부족한 걸 채워주자’에서 시작했다. ‘복면가왕’과 다른 것은 복제가수를 앞에 내세우면서 까고 시작하는 거다”며 “왜 이걸 하는지, 무대 뒤 사연과 노래를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기회를 통해 많은 이들의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준다는 것이며 그나마 행사를 하건 방송무대에 설 기회를 조금이라도 설 수 있다면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화 환희를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불만족 스럽다. 저희의 과제라고 한다면,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과 감동을 안방까지 잘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CJ E&M민 PD는 타개책에 대해 “늘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민 PD는 “MC 강호동을 비롯해 제작진과 어떻게 하면 진짜 가수를 더 드러낼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들이 앞서 말한 것처럼 복제가수와 진짜가수의 관계를 더 잘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방송 시간에 쫓기다보니 충분히 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안타까운 점을 털어놓았다.
복제가수에 대해 민 PD는 “단순히 립싱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 분들의 사연을 연구하고 분석을 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이길 때 자기가 이긴 것처럼 좋아하고 질 때는 자신이 진 것처럼 슬퍼하더라. 만약 ‘수상한 가수’가 잘 되면 김형석씨와 함께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석천은 복제가수 ‘닭발’로서 삼연승을 이어나가고 있다. 복제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소감에 대해 홍석천은 “진짜 가수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가수가 방송프로그램, 음악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는 기회를 따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실 것”이라며 “진짜 가수가 복제가수를 통해 편곡을 하고 있지만, 본인의 노래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찬스, 심지어 두 번이나 부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떨어지든 다음 라운드로 진출을 하던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씀을 하신다”고 전했다.
홍석천은 이어 “또 다른 불씨를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한 분 한 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며 “어떻게하면 진짜가수의 사연과 노래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스트레스이기는 하다. 그래도 더 좋은 가수들과 기회가 있다면 또 다른 기회로 열심히 할 예정”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수상한 가수’ 팀은 초대하고 싶은 복제가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동엽과, 박보검, 박진영, 이장희, 송창식 등 다양한 이들이 등장한 가운데 민 PD는 “김희선씨를 초대하고 싶다”고 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수상한 가수’는 매주 금요일 오후 8시20분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