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重, 해외시장 확대·신사업 투자에 올인

현대건설기계·일렉트릭

6,100억 전격 유상증자

중국·인도 영업망 강화에

에너지산업 집중 투자



현대중공업그룹의 자회사인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이 6,100억원을 전격 증자한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와 신사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대중공업은 4일 이사회를 열고 각각 138만주, 142만주의 일반공모(우리사주 20%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증자액은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의 각각 발행주식 수의 38%에 달하는 규모다.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건설기계는 3,400억원, 현대일렉트릭은 2,7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존 주주와 유상증자에 참여한 주주에게 보통주 1주당 1주의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실시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올 4월 4개 회사(현대중공업·현대로보틱스·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로 분할한 후 성공적으로 안착한 현대중공업그룹이 글로벌 시장과 연구개발(R&D)에 과감하게 투자해 미래 먹거리를 키우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의 일부 해외법인들은 분할 후에도 현대중공업 자회사로 머물러 있다. 두 회사는 증자 자금을 이용해 해외법인들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 해외사업 일원화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중국과 인도 등 건설장비 부문 생산법인을 인수하고 현대일렉트릭은 유럽 불가리아 변압기 부문 생산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해 유럽 시장의 교두보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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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인수 용도를 제외한 자금은 신사업에 올인한다. 현대건설기계가 진출한 중국은 60여개국을 육지와 해상으로 연결해 거대 경제권을 만드는 지역개발 사업인 ‘일대일로’가 한창이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시장 매출은 올해 2·4분기 기준 7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46% 뛰었다. 사회간접자본(SOC) 확대에 나선 인도 시장에서도 굴삭기 수요가 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중국과 인도시장 영업망의 폭을 넓힐 계획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증자 자금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사업에 투자한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정유와 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최근 현대중공업과 고려아연에 세계 최대 용량의 ESS 구축사업을 수주하는 등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유상증자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면 두 회사의 매출이 1조원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건설기계는 오는 2023년 글로벌 톱 5위, 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톱티어(Top-Tier) 기업이 될 기술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유상증자로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의 체질도 개선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유상증자가 성공리에 이뤄지면 부채비율이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2·4분기 기준 138.4%에서 88.9%, 현대일렉트릭은 146.5%에서 108.1%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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