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가 힘든 시기를 겪은 걸 안다.” 전인지(23)가 ‘준우승 징크스’ 탈출 경쟁전에서 1타 차로 졌지만 스테이시 루이스(32·미국)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4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에지워터CC(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포틀랜드 클래식 4라운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투지를 불사른 전인지는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루이스(20언더파)에 단 1타가 모자란 단독 2위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전인지의 올 시즌 다섯 번째 준우승. 3위와 4위도 한 차례씩 기록하는 등 전인지는 여러 차례 우승 경쟁을 펼치고도 아쉬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지난해 9월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지도 1년이 다 돼 간다. 루이스의 우승 가뭄도 지긋지긋했다. 지난 2014년 6월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그 해 3승째이자 통산 11승째를 거둔 이후 이번 대회 전까지 83차례 출전했으나 12번의 준우승만 보탰다.
우승에 목마른 전인지와 루이스는 챔피언 조에서 동반하면서 팽팽한 대결을 벌였다. 루이스에 4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전인지가 전반 버디 3개를 골라내며 추격했지만 루이스도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간격은 좀체 좁혀지지 않았다. 후반 들어 루이스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전인지는 10번과 13번홀(이상 파5) 버디에 이어 16번홀(파3)에서 5m 넘는 긴 퍼트를 떨궈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17번홀(파4)에서 3m가량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 아쉬움의 미소를 지은 전인지는 마지막 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인지는 “보기 없는 좋은 경기를 했지만 루이스도 잘했다. 그동안 루이스가 (우승 없이) 힘든 시기를 겪은 걸 알기에 많이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까지 5연승으로 자체 최다 기록을 세운 한국 자매들의 우승 행진은 중단됐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한국세에 가로막혔던 루이스가 한국 선수의 6연승을 저지했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대목. 루이스는 이번 대회 전 약속한 대로 우승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를 최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피해 복구에 쾌척했다.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났지만 휴스턴 외곽 우들랜즈에서 자란 그는 지난해 휴스턴대 여자골프팀 코치인 제러드 채드월과 결혼해 휴스턴에 거주하고 있다. 루이스의 스폰서인 회계 컨설팅 다국적기업 KPMG가 우승상금과 같은 금액을 ‘하비’ 피해 복구를 위해 내기로 했고 또 다른 후원사인 정유회사 마라톤도 100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