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의 분양가 하락의 압력이 거세지자 몸값을 낮추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잠원동 ‘신반포 센트럴자이’에 이어 올해 강남 재건축의 최대어로 꼽히는 ‘래미안 강남포레스트(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가 일반분양가를 낮췄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개포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은 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일반분양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 짓고 오는 8일 정오께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는 등 본격적인 분양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4,244만원으로 확정됐다. 최고 분양가는 3.3㎡당 4,480만원(전용면적 102㎡)이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지하 3층~지상 35층, 31개 동, 전용면적 59~136㎡의 총 2,296가구로 지어지는 아파트로 전체 중 208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입주는 2020년 9월로 예정돼 있다.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강남 재건축의 흥행을 주도했던 개포지구에 들어서는 단지라는 점에서 일반분양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개포지구에서 신규 분양한 단지 가운데 최고 분양가는 3.3㎡당 4,259만원의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다. 당시 고분양가 논란이 적지 않았지만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0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강남 재건축에 대한 열기를 보였다.
이에 올해 역시 부동산 시장이 과열 양상까지 보이는 등 활황을 이어가자 래미안 강남포레스트의 분양가가 기존의 최고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가 8·2 대책을 통해 분양가격 상향에 제동을 걸면서 몸값을 스스로 낮춘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개포지구에 위치한 아파트들 시세 등을 근거로 시공사인 삼성물산 및 HUG 등과 일반분양가를 4,300만~4,800만원으로 협의를 진행했다”면서도 “분양가를 낮춰 실수요자 위주의 청약 시장이 되길 원하는 정부의 정책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신반포 센트럴자이도 정부의 압박에 분양가를 낮춘 단지 중 하나다. 이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250만원으로 책정됐는데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가격 4,600만~4,700만원에서 낮아진 가격이다. 이에 주변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공급되자 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며 ‘로또 분양’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강남권에서 주목을 받은 분양단지들의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아지면서 앞으로 분양을 앞둔 단지들에도 분양가 하락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