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라지는 빨간 우체통… 손편지는 귀한 몸

편지를 작성하면 1년 후 발송하는 느린 우체통./연합뉴스편지를 작성하면 1년 후 발송하는 느린 우체통./연합뉴스


펜팔 친구에게, 군대 간 애인에게, 유학 간 자녀에게,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께…. 10여년 전만 해도 손편지 쓰는 일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자메일, 문자메시지 등 통신수단이 보편화되면서 손편지는 귀한 몸이 됐다.

이에 따라 10년 전 길거리에 쉽게 볼 수 있었던 빨간 우체통도 줄어들고 있다. 전국에 설치된 우체통은 2008년 1만5,889개를 정점으로 2010년 1만5,532개, 2013년 1만4,811개, 2016년 1만3,947개로 감소했다. 손편지 통계 집계를 하지 않지만 현장에서 뛰는 집배원들은 손편지 물량은 시간이 흐를수록 줄고 있다. 전남지방우정청은 5일 “요즘 편지보다 등기, 고지서 등의 배달 업무가 많고 선거 때면 공보물 업무가 주를 이룬다”고 전했다.


이러한 ‘아날로그 빨간우체통’이 점차 사라지는 자리를 ‘느린우체통’ ‘학교폭력 막는 분홍우체통’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우체통이 조금씩 메우고 있다. 유스퀘어를 운영하는 금호터미널은 매년 겨울 1층 영풍문고 앞 실내공간에 느린 우체통인 ‘Happy U·Letter’를 운영하고 있다. 자기 자신, 가족, 연인에게 편지를 쓰면 1년 후 해당 주소지로 발송해주는 무료 이벤트다. 경기 안산시 선일초등학교과 군포시 양정초등학교는 지난해 ‘분홍우체통’과 ‘마니또 우체통’을 설치했다. 학생들이 SNS 메시지 대신 친구들에게 또박또박 안부를 전하는 손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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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가 그립다는 사람들도 있다. 주부 정모씨는 “북핵문제, 물가상승, 각박해진 인심 등 국가·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라며 “좋은 계절을 맞아 손편지라도 쓰면서 서로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고 행복을 찾아보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샛별인턴기자setja@sedaily.com

손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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