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5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첫 만남에서 “한 가지 현안에 접근할 때 지켜야 할 원칙과 넘어야 할 현실의 문제를 구분해서 다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 재계가 처한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박 회장은 “김 장관이 노사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감각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고 전하면서 “충분히 좋은 방향으로 노사 관계를 이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박 회장은 뼈 있는 얘기도 남겼다. 박 회장은 원칙과 기업들이 처한 현실 문제를 거론하며 “원칙 문제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넓혀가되 현실 문제는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대화를 통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을 만들어내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영주(왼쪽) 고용노동부 장관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상견례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기중앙회박 회장에 앞서 김 장관을 만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은 일자리 문제 해결의 중심이라며 새 정부 정책 기조에 적극 공감·협력할 것”이라며 “대·중소기업 간 근로조건 격차가 완화돼야 중소기업도 성장이 가능하다며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걱정이 큰 상황인 만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제도개선과 영세기업 지원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국회 환노위에 계류 중인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는 법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중소기업의 인력부족 문제 해결이 핵심이므로 충분한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다.
김 장관은 “원청이 하청을 내리고 하청이 재하청을 내리는 관행에서는 수수료 부담으로 중소기업의 수익구조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 이익개선의 일환으로 재하도급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해욱·한재영기자 spooky@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