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北 리스크'에도 힘 못쓰는 방산주

실적 부진에 방산비리 수사 겹쳐

KAI, 한화테크윈 등 하락세 지속





북한 6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방위산업 대장주들의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문재인 정부의 방산비리 수사까지 본격화하면서 펀더멘털 자체에 적신호가 켜져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같은 일시적 호재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방위산업 대장주 한국항공우주(047810)(KAI)는 전일 대비 1.34%(600원) 하락한 4만4,1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방산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KAI 외에도 방위산업 상위주인 한화(-2.21%), LIG넥스원(079550)(-1.5%), 한화테크윈(012450)(-0.26%) 등이 모두 떨어졌다. 해당 종목들은 길게는 8월 말부터 하락세를 시작해 북한 핵실험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전혀 타지 못했다. 이는 북한 핵실험 다음 날인 4일 코스닥시장에서 약 20% 급등한 중소형 방위주 빅텍(065450)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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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부진한 실적이 대형 방산주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AI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월 기준 2,620억원으로 지난해 3,201억원 대비 약 20% 낮게 나왔다. 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리온 헬기 공급 중단 여파와 군수 사업 부문 외형 축소로 수익성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KAI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하락 추세여서 더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외에 한화테크윈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8월 기준 1,368억원으로 연초 대비 40% 추락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직후 시작된 방산비리 수사가 세무조사로 이어지는 등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대형 방산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KAI와 한화테크윈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전인 5월 초 주가가 연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였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KAI가 방산비리 몸통으로 분류되면서 분식회계 등 다양한 혐의에 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기보고서 발표 후 거래정지 및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해소됐지만 검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단기간에 KAI에 대한 투자심리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달 발생한 K9 자주포 사고 이후 회사가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서 하락요인이 발생했다. 노현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K-9 자주포 사고로 향후 해외 수출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한화테크윈이 3·4분기까지 역성장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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