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은 6일 도쿄시 인근 지바현 마쿠리하리메세에서 차세대 무공해 전기차 ‘신형 리프’를 공개했다. 2010년 출시된 1세대 차량의 완전 변경 모델이다. 닛산의 리프는 전기차 최초 양산차다. 8월까지 글로벌판매량은 28만3,000대로 전기차 모델 중 세계 판매 1위다. 하지만 최근 2년간 판매량은 테슬라의 ‘모델S’에 밀리고 있어 이번 신형 리프가 판도를 바꿀지 관심을 끌고 있다.
히로토 사이카와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신형 리프는 닛산의 미래 핵심 전략인 지능형 이동성을 이끄는 모델”이라며 “리프 판매량을 2~3배 끌어 올려 닛산의 전기차 리더십을 강화하고 전기차 시장 확대를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신형 닛산 리프는 1세대 리프의 약점이었던 주행거리를 40% 가까이 늘렸다. 배터리 전담 자회사인 AESC과 7년간 운행 분석을 통해 이전 배터리 팩(30kWh) 공간에 에너지밀도와 출력을 높인 40kWh급 배터리를 장착, 최장 400km(유럽 기준 380km 예정)를 갈 수 있다. 경쟁 모델인 현대차의 ‘아이오닉EV’보다 약 120㎞ 이상 더 달린다. 현대차가 내년 선보일 ‘코나EV’보다 주행거리가 길다. 최장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GM의 ‘볼트EV’와 비슷하다. 새로운 e-구동장치는 150마력(110kW)의 출력을 발휘해 운전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구동 효율 향상을 위해 닛산이 자체 개발한 전기모터 ‘인텔리전트 파워’를 달았다.
신형 리프는 경쟁 모델에는 없는 반자율주행 기능도 있다. 프로파일럿으로 이름붙은 이 기능은 운전자 조작 없이도 고속도로나 정체 상황에서 속도 조건(시속 30~100㎞)만 맞다면 앞차와 양 차선을 맞춰 알아서 주행한다. 방향 조작, 가속, 브레이크, 기어 변경 및 주차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통제해 운전자의 주차를 도와주는 자동주차기능(프로파일럿 파크)도 제공한다.
전기차 특징을 활용할 수 있는 e-페달 기능도 추가됐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 주는 압력을 높이거나 낮춰 차량 시동을 걸고 감가속, 중지 또는 유지할 수 있다.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회생 제동 브레이크 기능을 자동으로 작동시켜 자동차를 완전히 정차시킬 수 있다.
신형 리프의 디자인은 공기역학적 구조와 최첨단 자동차의 강렬한 인상이 강조됐다. 닛산 고유의 부메랑 스타일 헤드램프와 전면 V-모션 그릴에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해치백 스타일의 뒷모습이 더해져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실제로 차량에 앉아보니 탁트인 시야가 인상적이었다. 뒷좌석 역시 루프 라인이 낮은 듯 하지만 키 186㎝인 기자가 앉아도 머리가 닿지 않고 무릎 공간도 주먹 두개 정도가 들어갈 만큼 넉넉했다. 7인치 풀 컬러 TFT 기반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카플레이도 추가됐다.
닛산은 내년에는 신형 리프의 장거리 모델도 출시한다. 60kWh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했고 세계 최초로 150kW급 초급속 충전기능도 지원한다
신형 닛산 리프는 일본에서 10월 2일 공식 판매를 시작한다. 북미와 유럽은 내년 1월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 출시 시내년께로 예상된다. 가격은 315만엔으로 3,000만원 중반대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리프는 글로벌 시장에서 단 한차례의 충전 관련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만큼 안정적 기술력을 자랑한다”며 “신형 리프를 통해 시장 입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일본)=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