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댓글공작' 국정원 외곽팀장 구속영장 기각

“도망·증거인멸 염려 없어”…퇴직자모임 양지회 전·현직 간부 영장 기각

검찰 “노골적 사이버 대선개입·정치관여…영장 기각 납득어려워”

지난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국가정보원이 주도한 ‘온라인 여론 공작’ 사건과 관련해 민간인 신분으로 댓글 활동에 참여한 전·현직 국정원 퇴직자모임 간부들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범죄혐의는 소명되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지회 전 기획실장 노모씨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18대 대선 당시 퇴직 국정원 직원이었던 노씨가 민간인 외곽팀장으로 활동하며 국정원 퇴직자모임인 양지회 회원들과 함께 여론조작에 참여한 혐의를 잡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 부장판사는 또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관련 자료를 숨기거나 삭제한 혐의를 받는 양지회 현직 간부 박모씨의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오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피의자가 은닉한 물건의 증거가치, 주거와 가족관계 등에 비춰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범행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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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과 관련해 외곽팀장에게 청구된 첫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자 검찰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검찰은“이 사안은 양지회가 국정원에서 수억원대의 국가 예산을 활동비로 받아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정치에 관여한 사건”이라며 “수사가 이뤄지자 단순한 개인적 일탈로 몰아가기로 하면서 관련 증거를 은닉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외곽팀을 운영했다고 발표하고 지난달 21일과 이달 1일 두 차례에 걸쳐 외곽팀장 48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한편 검찰은 8일 오전 국정원 사이버팀과 민간인 외곽팀의 운영 실무 책임을 진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소환해 심리전단 운영 실태와 목적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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