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박성진 후보자 연구실적 부풀렸다" 의혹 제기

이철우 의원 "박사학위 논문 발췌 국내외 학술지 4곳에 발표"

박 후보자 "지침 제정전 관행...세심하지 못했다" 유감 표명

박성진 초대 중소기업벤처부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박성진 초대 중소기업벤처부장관 후보자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1일 청문회가 예정된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연구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실적을 부풀린 것이 아니라 당시 관행에 따라 논문을 게재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 일부를 발췌해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하고 연구실적을 부풀린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후보자가 1996년 박사학위 논문 중 일부를 발췌한 비슷한 내용의 논문을 외국학술지 3곳, 국내 학술지 1곳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1996년 2월 ‘경계요소법을 이용한 사출 금형 냉각 장치의 최적설계’란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했다. 이어 1997년 2월 국내 학술지인 대한기계학회 논문집에 ‘경계요소법을 이용한 사출성형금형 냉각시스템의 최적설계’ 논문을 실었다.


이 의원은 “두 논문을 비교한 결과 영어로 된 박사학위 논문을 한국어로 번역해 축약한 비슷한 내용 논문을 국내학회에 게재했다”며 “연구 결과의 수치가 같은 표를 그대로 사용하는 등 박사학위 논문 내용을 축소한 것으로 연구실적만 올렸다”고 강조했다.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 ‘성형’이란 단어를 추가하고 ‘장치’를 ‘시스템’으로 바꾼 것 외에는 두 논문이 제목부터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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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박 후보자가 박사학위 논문 내용 일부를 발췌해 외국 학술지 3곳에 논문을 게재했음에도 박사학위 논문을 기초로 작성했다는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며 “자기표절과 이중게재에 해당해 연구윤리 강화 추세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박 후보자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는 3건의 논문을 외국 학술지에 제출해 심사가 진행 중이거나 미출간상태라고 적었다”고 했다. 그러나 박사학위 논문을 발표하고서 2년이 지나 외국 학술지 3곳에 게재한 논문에는 박사학위 논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논문표절(중복게재)은 2007년 과학기술부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을 만든 이후에는 연구부정행위로 분류한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 측은 해명 자료를 통해 “국내 학술지의 경우 영문으로 작성된 논문을 국내에 소개해 달라는 요청에 의해 국내 학술지에 요약본을 게재한 것”이라며 “관련 윤리지침이 제정되기 전으로 당시 관행적으로 이뤄졌던 일이기는 하나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 “외국 학술지의 경우 박사 논문을 완료(1996년 2월 박사학위 취득)하기 전인 1995년 여름 일부 내용을 발췌한 3건의 논문을 외국 학술지에 게재 요청했다”며 “논문 게재에 통상 2∼3년이 걸리는데 제출 당시에는 논문이 완료되지 않아 논문 인용이 불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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