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진보·보수정권 모두 北 과소평가...우리 지킬 전술핵 배치 검토해야"

與 5선 중진 이종걸 의원, 본지 '작심 인터뷰'

햇볕정책도 힘의 우위 때나 가능

文정부 대북정책 공격 전환 필요

MD론 북핵 못 막아…美 설득을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걸(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지금까지의 진보·보수 정권 모두 북한을 너무 과소평가해온 결과가 북핵 위기를 불러왔다”며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무력균형이 깨진 만큼 우리도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진보정권이 추진해온 햇볕정책도 힘의 우위가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라며 북핵 위기를 계기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도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집권여당의 5선 중진 의원이 대북 유화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던진 쓴소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의 이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동안 경제력이 40배 넘게 앞선다는 이유로 북한을 너무 우습게 바라봤다”며 “하지만 이번 6차 핵실험으로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의 지위에 올라서면서 단숨에 그 격차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기 전까지는 압도적인 경제적 우위를 토대로 군사적으로도 언제든 북한을 제압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북한의 핵 개발로 그 믿음이 깨졌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갖게 된 이상 우리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전술핵 배치’ 카드다.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여당 내 현역 의원 가운데 전술핵 배치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다. 그는 “유사시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이나 ‘미사일방어체계(MD)’로는 북핵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는 강력한 수비를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북핵 개발로 무력균형이 깨진 상황에서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하지만 전술핵 배치를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야당과 달리 여당은 아직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전술핵 얘기를 꺼내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북핵에 맞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게 최우선 과제라면 그 과정에서 전술핵도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기존 무기체계로 북핵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막대한 군사비가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술핵 카드가 보다 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의원은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물론 미국이 쉽게 전술핵 배치나 핵 공유를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우리가 적극적으로 상황을 주도해가며 미국을 설득해 전술핵을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술핵 배치는 북한을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도록 압박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상·하정연기자 kim0123@sedaily.com

김현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