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영화

[리뷰] ‘이웃집 스타’ 예상 가능한 웃음, 피할 수 없는 감동

보편성을 가진 ‘가족’이라는 소재에 톱스타와 숨겨진 딸이라는 특수성을 넣었다. ‘이웃집 스타’에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는 웃음과 예상 가능하지만 피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오는 감동이 있다.

영화 ‘이웃집 스타’(감독 김성욱)가 8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에서 공개됐다. ‘이웃집 스타’는 스캔들 메이커 톱스타 엄마와 그의 전담 악플러가 된 여중생 딸의 이웃살이 비밀이 담긴 코믹 모녀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사진=영화 ‘이웃집 스타’ 스틸컷/사진=영화 ‘이웃집 스타’ 스틸컷


‘투캅스3’,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등에 조연출로 참여하고 ‘못말리는 결혼’으로 데뷔한 ‘코미디 외길 인생’ 김성욱 감독이 다시 한 번 코미디를 들고 찾아왔다. 여타 장르물처럼 취향을 타지 않는, 누구든지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다.

한채영과 진지희가 투톱으로 출연해 극을 이끈다. 떠오르는 아이돌 스타와 핑크빛 열애설이 난 톱스타 한혜미(한채영)와 여중생 한소은(진지희)은 모녀 사이임에도 그것을 숨기고 옆집에 산다. 한소은이 좋아하는 아이돌(임슬옹)과 한혜미가 열애설이 나면서 관계는 삐걱대고 둘 사이의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연예부 기자(임형준)가 위기를 고조시킨다.

가족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인만큼, 이야기는 예상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한혜미의 직업 특성상 모녀 사이임을 숨겨야 했고, 그런 과정에서 오는 오해와 위기를 결국 가족애로 극복하는 식이다. 작품의 큰 흐름 자체는 크게 새로운 것이 없다.

웃음과 눈물을 의도한 지점도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등장인물들이 몸을 아끼지 않고 코믹 연기를 하면 웃기고, 관계의 틀어짐을 고백하고 회복할 때는 울리고. 두 가지를 동시에 잡으려고 하다 보니, 하나의 감정을 갈무리할 시간이 충분치 않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불편하지 않다는 것은 칭찬할 점이다. 누군가를 응징할 때 자극적이고 잔인한 방법을 사용하거나 웃음을 자아낼 때 상대방을 깎아내려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웃집 스타’는 착한 웃음, 편한 웃음이 주를 이룬다.


공감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다. 딸의 존재를 숨긴 톱스타라는 설정이 보편적인 것은 아니지만,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인해 의도치 않게 자식에게 소홀해진 부모는 생각보다 많다. 그런 과정에서 보편성을 획득,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사진=영화 ‘이웃집 스타’ 스틸컷/사진=영화 ‘이웃집 스타’ 스틸컷


물론 결말에서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어마어마한 커리어를 가진 톱스타에게 일과 육아 중 하나만 택하기를 종용하는 결말은 다소 현 시대에 맞지 않아 보이는 것이다. 엄마라는 존재를 요리하고, 학업을 돌봐주는 고정적인 틀에 가둔 감이 있다.

중간 중간 드러나는 다소 뜬금없는 전개와 감정 변화의 빈 부분을 채워주는 것은 단연 한채영과 진지희의 연기다. 한채영은 앞서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2’에서 보여줬던 솔직하고 털털한 면에 허당기와 푼수기까지 더했다. 진지희는 엄마에게 ‘팩폭’을 날리는 세상에 무서울 것 하나 없는 중학생 역을 손색없이 해냈다.

연기 베테랑들답게 코믹 연기를 하다가도 무거운 감정 연기까지 제대로 해낸다. 실제로 아들을 둔 한채영은 중학생 딸을 대하는 데서도 진심이 묻어나왔다. 평소에는 철없어 보여도 중요한 순간에서는 엄마로서 가지는 애틋함과 성숙함이 빛을 발한다.

진지희는 어린 나이임에도 어느덧 14년 차 배우라는 것이 느껴지는 연기 내공을 보여줬다.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던 오디션 장면에서 특히 존재감이 돋보인다. 과하지 않으면서도 풍부하게 터트리는 감정이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기에 충분하다.

임슬옹과 임형준 외에도 모녀의 믿음직한 지원군 우실장으로 등장하는 안지환, 티격 대는 두 모녀를 자애롭게 감싸주는 박여사 역의 김보미, 김기자와 사사건건 부딪히는 문구점 딸 미향 역의 솔비가 영화의 맛을 더욱 살린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가족단위 관객들의 발길을 잡겠다는 의도가 확실한 만큼, 대한민국의 수많은 부모와 자식의 마음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1일 개봉.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