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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많은 스타작가들 '문단의 벽' 허문다

김영하·신형철·김중혁 등

TV·영화시장서 종횡무진

음반 발매에 일러스트까지

딱딱한 기성문단에 새바람

‘김중혁(오른쪽)·송경원의 무비썸’ 캡쳐 이미지‘김중혁(오른쪽)·송경원의 무비썸’ 캡쳐 이미지




tvN ‘알쓸신잡’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한 소설가 김영하tvN ‘알쓸신잡’에 고정 게스트로 출연한 소설가 김영하


‘일러스트에 음반 발매, IPTV에서 영화 해설까지….’

끼 많고 재주 넘치는 젊은 작가들이 엄숙하고 딱딱하기만 했던 문단(文壇)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다양한 대중문화를 접하며 성장한 3040 세대 작가가 한국 문단의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문인들의 ‘작업 영토’도 한층 넓어지는 모습이다.

소설가 김영하는 TV 프로그램에서 시원한 입담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더니 최근엔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의 흥행으로 명실상부한 ‘스크린셀러 작가’로 등극했다. 소설가 김중혁은 요즘 영화 해설 프로그램을 두 개에 겹치기 출연하며 영화계에서 귀하신 몸이 됐다.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등 빠른 속도로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소설가 장강명은 지난 2월 개그맨 노홍철과 함께 KBS의 3부작 파일럿 프로그램 ‘책번개’를 진행하기도 했다.


신형철처럼 영화평론을 마다 않는 문학평론가도 있다. ‘제2의 김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만큼 유려한 비평의 언어를 자랑하는 그는 약 2년 동안 씨네21에 영화 평론을 기고하는 등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문단과 충무로의 ‘크로스 오버’를 주도하고 있다. 영화감독 박찬욱은 자신의 할리우드 데뷔작 ‘스토커’에 대한 가장 뛰어난 평론으로 신형철의 글을 지목하기도 했다. 문인의 글솜씨와 통찰력이 다른 예술장르와 교감을 통해 더욱 빛난 사례로 꼽힌다. 맨부커상 수상 작가인 한강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들을 모아 음반을 발매한 전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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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문단의 대표적인 팔방미인을 꼽으라면 역시 김영하와 김중혁이다.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 작가에 가까웠던 소설가 김영하는 최근 종영된 tvN의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통해 팬층이 한층 두터워졌다. 덕분에 그가 5월 출간한 소설집 ‘오직 두 사람’은 지금도 베스트셀러 톱10 목록에 이름을 걸치고 있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이 개봉 첫 주말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것 역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높아진 김영하 작가의 인지도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가짜 팔로 하는 포옹’으로 동인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김중혁은 요리 칼럼니스트, 행사 기획자 등의 이력을 갖고 있어 문인들 사이에서도 알아주는 재주꾼이다. 그는 일러스트레이터로도 활동하며 자신의 책에 들어가는 삽화를 직접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김 작가의 직업란에 ‘영화평론가’라는 명패가 추가됐다.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영화당’이 폭발적인 호응을 얻자 최근에는 영화전문지 기자와 함께 ‘무비썸’이라는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영화당과 무비썸 모두 IPTV와 유튜브 등에서 시청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다. 김 작가는 이동진 평론가와 1주일에 한 번씩 번갈아 가며 한 종합일간지에 영화 에세이도 연재 중이다.

문단의 팔방미인 작가들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평단의 관측이다. 김봉석 대중문화 평론가는 “한국 문단의 주류로 자리매김한 30~40대 작가들은 대중문화의 세례를 한껏 받고 자란 세대”라며 “이들이 본업인 문학 외에 다른 예술 분야에 대해서도 전문가 못지않은 식견을 자랑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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