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자전거, 내 몸에 가장 편안한 상태로 맞춰 타세요"

트렉 컨셉스토어 DKCA 이동건 대표 인터뷰

안장높이는 페달에 뒤꿈치 닿을락 말락

엉덩이 아플 때는 무릎 위치 교정해야

“팔(八)자걸음에 익숙한 사람이 교범에 맞춰 억지로 발을 11자로 놓고 타면 무릎만 아픕니다. 습관을 고칠 게 아니라 자전거를 내 몸에 맞게 바꿔야죠.”

10일 서울 뚝섬로 DKCA 매장에서 만난 이동건(사진·46) 대표는 “자전거 선수로서 최고의 운동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내 몸이 중심”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DKCA는 자전거 브랜드 ‘트렉’ 컨셉스토어로 국내 최고 피팅(자전거 동작분석) 전문가인 이 대표가 운영한다.

DKCA 2층에는 자전거 형태의 기계와 모니터, 3차원 입체분석 카메라 등으로 구성된 피팅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사용자가 안장에 올라 페달을 밟자 관절마다 부착된 센서는 이 사람의 자전거 타는 습관을 면밀하게 분석해 최적의 안장 높이와 손잡이·페달 각도 등을 산출한다. 이를 그대로 실제 자전거에 적용하는 게 자전거 피팅이다.

이동건(왼쪽)트렉컨셉스토어 ‘DKCA’ 대표가 서울 뚝섬로 매장 2층에 위치한 자전거 피팅(동작분석)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트렉이동건(왼쪽)트렉컨셉스토어 ‘DKCA’ 대표가 서울 뚝섬로 매장 2층에 위치한 자전거 피팅(동작분석)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트렉


이 대표는 “자전거를 타는 동안은 자전거도 몸의 일부”라며 “가장 자연스럽고 편안히 탈 수 있게 자전거를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선수라면 고통스러워도 자세를 바꿔야 하지만 일반인은 그렇지 않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이론적으로 페달 축부터 안장까지 최적의 높이는 다리 길이에 0.883을 곱한 수치”라며 “그러나 이는 30년 전 이탈리아 자전거 선수를 분석해 나온 것으로 현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몸무게 60㎏ 미만에 유연한 선수들을 위한 데이터를 현재의 한국 일반인이 따라가면 역효과가 난다는 것.


이 대표는 국내 최고수준의 피팅 전문가다. 국제피팅협회(IBFI)는 최고 기술자에게 레벨 4를 부여한다. 아시아에서는 홍콩에 1명과 이 대표 둘 뿐이다. 이 대표는 2006년 이후 대리점주 400여명에게 피팅 방법을 전수했고, 지금까지 1,500여명의 자전거 선수·일반인이 그의 피팅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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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건 트렉컨셉스토어 DKCA 대표/사진제공=트렉이동건 트렉컨셉스토어 DKCA 대표/사진제공=트렉


피팅 장비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약 5,000만원)이 만만치 않아 DKCA에서는 자전거 비구매자가 피팅을 할 경우 20만원을 받는다. 동네에서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피팅은 없을까. 이 대표는 “자전거 안장에 앉아 페달을 가장 아래로 했을 때 뒤꿈치가 닿을락 말락 한 정도로 조정하는 무릎을 보호하는 출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전거를 오래 타면 엉덩이가 아픈데, 대부분 무릎 위치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성급히 안장을 교체하기 전에 안장 높이를 조절해 무릎의 움직임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렉은 DKCA 외에도 자전거와 각종 장비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고 안전교육 진행, 동호회 구성 등을 지원하는 컨셉스토어를 운영한다. 컨셉스토어 대표 중에는 산악자전거 국가대표 출신(용산)과 정비 전문가(방배) 등 경력도 다양하다. 트렉의 한 관계자는 “컨셉스토어는 자전거를 팔기만 하는 대리점과 달리 점주와 고객이 소통하고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나누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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