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노트8이 예약판매 5일 만에 65만대를 돌파했다. 확고한 노트 시리즈 팬층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동시에 불명예 단종된 전작 갤럭시노트7 악재를 완전히 떨쳐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이런 기세를 몰아 내년에는 접을 수 있는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또 한 번의 기술혁신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2일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갤노트8 미디어데이’ 행사를 갖고 지난 5일간 65만대의 갤노트8 사전예약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에 40만대를 기록한 갤노트7의 사전예약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은 수준으로, 삼성전자는 사전예약이 끝나는 오는 15일까지 80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첫날 받은 39만5,000대의 예약주문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숫자”라며 “아직 5일밖에 안됐으니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제품 공개 직후에 유럽과 미국을 시작으로 40여 개 국가에서 선주문했고 노트 시리즈 중 역대 선주문 최대 기록을 세웠다”며 “많은 거래선과 파트너들도 초기 반응이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고 사장은 이날 내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계획 중인 로드맵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년에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관련 부품 등 파급효과가 큰 만큼 지속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구체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과 관련해 구체적인 출시 시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 사장은 “폴더블 스마트폰을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꼭 넘어야 할 것들이 있고, 현재는 이를 극복하고 있는 과정”이라며 “문제점을 확실하게 해결할 때 제품을 내놓겠다”고 설명했다. 단지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 선보이는 게 아닌, 실제로 소비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을 정도의 완성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는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서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김진해 삼성전자 전무는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휴대폰 출고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많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 한국 시장만 가격을 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자급제가 도입되면 유통망이 붕괴되는 등 사회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제도는 국내 시장의 전체적인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속단할 문제가 아니다”며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결론이 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일정한 기준에서 국가별 출고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한 국가만 임의로 가격을 높이거나 낮추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정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분리공시제에 대해서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글로벌 시장 판매에 영향은 있지만, 정책적으로 시행된다면 따르겠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8는 15일부터 일반 판매가 시작된다. 사전 구매자도 이날부터 우선 개통할 수 있다. 출고가는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109만4,500원, 256GB 모델은 125만4,000원이다. 기본 모델 109만원대는 역대 갤럭시노트 시리즈 중 최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