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지재권 해적국가' 오명 벗는 中

전자결제 시스템 보급에 힘입어

작년 음원 결제 4억5,600만弗

전년比 58.6%↑…지불 문화 확산

텐센트·알리바바도 시장 커지자

음원 독점스트리밍권 제휴 합의

1415A12 디지털음원


중국이 정보기술(IT)의 빠른 발전 덕에 ‘지적재산권 해적국가’라는 오명을 조금씩 벗어던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전자결제 시스템의 빠른 보급에 힘입어 음악·동영상·게임시장에서 불법 다운로드에 익숙했던 중국인들이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전날 각사가 확보한 음원의 독점 스트리밍권을 제휴하기로 합의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이번 계약으로 “음악 산업이 지재권을 보호하고 보다 높은 품질의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IT 업계의 라이벌인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손잡은 것은 그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음악 시장 규모는 1억9,500만달러(약 2,2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20.3% 성장했으며, 특히 스트리밍 부문은 30.6%나 늘었다.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은 중국 소비자들이 지재권을 구입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올 한 해 동안 유료 결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음원은 4억5,600만달러 규모로 전년동기 대비 58.6%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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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재권 유료결제 문화는 음악 외에 동영상·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의 3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의 유료등록자 수는 1·4분기에 7,000만명을 넘겨 전년동기비 2배가량 늘었다. 올해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도 150억달러로 전년보다 2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중국 정부의 해적 사이트 차단 등 강제 조치의 성과라는 시각도 있지만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IT 사업 발전이 지재권 해적 행위를 자연스럽게 없애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언제 어디서나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중국인들이 번거로운 불법 다운로드보다는 간편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알리페이·위챗페이 등 핀테크의 발전으로 간단해진 결제방법 역시 불법 다운로드가 없어진 이유로 꼽힌다.

중국 IT 기업들도 지재권 사업을 확대하면서 ‘해적질 격퇴’에 힘쓰고 있다. 리준 중국 IT 칼럼니스트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간 협력이 “중국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싹트기 시작한 ‘음악을 돈 주고 듣는 습관’을 보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인들이 일단 스트리밍 시장에 편입되면 불법 다운로드를 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두 기업이 손잡고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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