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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김선영 “응팔 김선영 배우 팬...연기 잘 하는 배우 보면 짜릿해요”

김선영의 화두 “배우다운 배우가 되어야 한다”

김선영은 1999년 뮤지컬 ‘페임’으로 데뷔한 이래 줄곧 연기에만 매진했다. 김선영은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 ‘위키드’, ‘엘리자벳’, ‘살짜기 옵서예’, ‘미스 사이공’, ‘지킬 앤 하이드’, ‘에비타’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대한민국 대표 18년 차 뮤지컬 배우이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고경표의 엄마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연극 배우 김선영과는 동명이인이다. 뮤지컬 배우 김선영은 “연극배우 김선영씨 연기가 너무 좋아서 팬이됐다”고 전했다.




뮤지컬배우 김선영 /사진=조은정 기자뮤지컬배우 김선영 /사진=조은정 기자


김선영이 김선영을 알게 된 건 2004년 대학로였다. 연극 ‘1980 굿바이! 모스크바’를 대학로에서 본 김선영은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여배우에게 반했다고 한다.

“굉장히 날 것의 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저 친구 멋있다. 기대된다’고 혼잣말을 했어요. 그 이후엔 뮤지컬 배우 김선영으로 살다보니 그 분의 공연을 찾아가보지 못했어요. 그러다 최근에 응팔에서 그분의 연기를 보고 너무 감동해서 팬이 됐어요. 어떻게 저렇게 연기를 잘 했을 수 있지? 란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연기 잘 하는 배우를 보면 정말 짜릿해요. 나도 같은 이름을 가진 김선영인데 열심히 해야겠구나란 생각과 함께요. ”

김선영은 노래 잘 하는 배우 보단 ‘연기 잘하는 배우’를 보고 감명을 받는다고 했다. 동명의 연극배우와 함께 그가 좋아하는 배우는 송강호이다. 대단한 배우들을 볼 때마다 스스로 연기 욕심이 더욱 커진다고 했다.

여왕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그녀는 ‘한국 뮤지컬 대상’과 ‘더 뮤지컬 어워즈’ 등 다수의 시상식을 휩쓸며 관객과 평단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뮤지컬 배우다. 18년이 넘는 기간 동안 뮤지컬 무대를 지키고 있지만 실제로 그가 제일 욕심내는 건 ‘연기’다.

“현재 포지션은 뮤지컬 배우인데, 음악적으로 정말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변하지 않는 모토입니다. 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장르가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하고 싶어요. 다른 욕심은 없는데, 연기를 계속 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어요.

음악으로 정확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것만큼 재미있는 게 없고, 그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는 것 같아요. 잘 표현하는 배우가 되보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고, 앞으로 그 이상을 하겠다는 게 아닌 더 진화하고, 더 깊게 들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단순한데 다른 장르에 가서 연기만 하게 되더라도 정말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김선영은 2003년 공연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처음으로 연기가 재미있다고 느껴진 작품’이 바로 ‘마리아 마리아’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 작품으로 스스로 ‘연기를 하는 사람’이란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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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아트센터에서 했던 뮤지컬인데 저에게 도전하게 했던 작품이에요. 4년차로 배우일을 그만둘까 말까 갈등하고 있던 시기에 만난 작품이죠. 노래는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거라 큰 부담은 없었는데, 내가 배우랑 잘 맞자 고민이 됐어요. 타이틀 롤까지 맡아서 부담을 안고 시작을 했어요. 처음엔 무대에 적응이 안 돼서 잘 못했는데, 점점 연기가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나도 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어. 그래서 계속 가보자고 마음을 먹었던 나름의 기억이 있어요. 굉장한 사건을 줬던 작품이라 애정하는 뮤지컬입니다.”

뮤지컬배우 김선영 /사진=조은정 기자뮤지컬배우 김선영 /사진=조은정 기자


뮤지컬배우 김선영/사진=조은정 기자뮤지컬배우 김선영/사진=조은정 기자


김선영의 화두는 늘 “배우다운 배우가 되어야 한다”이다. 연기의 길을 찾지 못한 채 방황의 시기를 보내던 2003년 이후, 그는 음악 안에 연기를 담아내는 배우로 성장했다. 뮤지컬 배우 김선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해준 ‘마리아 마리아’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김선영이 있는 것.

“당시만 해도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어보면, ‘뮤지컬 배우’라고 말하지도 못할 정도로 창피해했어요. 소리 지르면서 노래만 하고 있으니까 자신도 없어지면서 굉장히 고민이 많아진 시기였죠. 그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사람이란 것에 대한 확신이 생긴 것 같아요. 배우 김선영에겐 정말 중요한 시기였어요. 좋은 고민의 방황기였다고 봐요.”

김선영은 현재 뮤지컬 ‘레베카’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레베카’는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가 1938년 발표한 동명의 소설과, 영화 감독 알프레도 히치콕(Alfred Hitchcock)이 만든 동명의 영화를 각색한 작품이다.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으로 거장 반열에 오른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의 작품으로, 2006년 독일에서 첫 프리미어를 성공한 뒤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1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에서는 2013년 초연된 뒤 올해로 네 번째 공연을 맞았다.

뮤지컬 ‘레베카’ 한 장면뮤지컬 ‘레베카’ 한 장면


“음악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이 크다”는 김선영은 “대단한 것을 기대하기 보단, 제가 무대 위에서 이 인물을 갖고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를 봐달라”고 했다.

그의 또 하나의 바람은 후배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선배 배우가 되는 것.

“정말 좋은 후배들이 나오길 바라고, 관객분들이 재능 있는 배우들을 많이 발굴해주셨으면 해요. 현재 공연들이 검증된 배우 위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보석 같은 배우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같이 하는 앙상블 배우들 중에도 재능 있는 배우들이 많아요. 그들의 무대를 함께 기대해주세요.”

한편, 뮤지컬 ‘레베카’는 11월 12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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