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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롭킨vs알바레스] '세기의 주먹대결'…이번엔 '진짜'다

17일 골롭킨 vs 알바레스

2년 기다린 '미들급' 통합 타이틀전

37전37승·33KO 골롭킨

51전49승 알바레스와 격돌

승자는 '세계 최강 복서' 영예

골롭킨, 파워·정타율 높지만

스피드·수비는 알바레스 우세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왼쪽)와 겐나디 골롭킨. 가운데는 알바레스의 프로모터인 오스카 델 라 호야.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사울 카넬로 알바레스(왼쪽)와 겐나디 골롭킨. 가운데는 알바레스의 프로모터인 오스카 델 라 호야. /라스베이거스=AFP연합뉴스




‘세기의 대결’. 이 홍보 문구에 팬들은 지쳤다. 지난 2015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미국)와 매니 파키아오(필리핀)의 세기의 대결은 뚜껑을 열어보니 ‘세기의 졸전’이었다. 지난달 말 메이웨더와 코너 맥그리거(아일랜드)의 대결은 제법 흥미로웠지만 애초에 결과는 나와 있었다. 격투기 최강이지만 복싱은 초보인 맥그리거가 ‘무패복서’ 메이웨더를 복싱으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17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복싱 4대 기구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는 호들갑스러운 홍보 문구가 보이지 않는다. 겐나디 골롭킨(35·카자흐스탄)과 사울 카넬로 알바레스(27·멕시코)가 맞붙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복싱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처음 얘기가 나온 지 2년 만의 첫 대결에 2만석 규모의 경기장 입장권은 이미 올해 7월 말에 매진됐다. 올림픽 금메달 경력의 스타 복서 출신으로 지금은 알바레스의 프로모터인 ‘골든보이’ 오스카 델 라 호야는 “이 경기를 성사시킨 것은 프로모터로서 금메달을 딴 것과 같다”고 했다.

이 경기 승자는 누구도 이견을 낼 수 없는 세계 최강 복서로 인정받게 된다. 최고 권위의 복싱 매거진 ‘링’이 매기는 파운드포파운드(체급에 관계없는 랭킹)에서 골롭킨은 2위, 알바레스는 7위다. 1위는 라이트헤비급의 안드레 워드(미국)인데 판정과 경기력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골롭킨-알바레스전 승자가 진정한 1인자로 올라선다고 양측은 입을 모은다.


골롭킨은 세계복싱평의회(WBC)·국제복싱기구(IBO)·국제복싱연맹(IBF)·세계복싱협회(WBA) 미들급 세계챔피언이다. 올해 3월 판정승으로 37전37승(33KO)을 기록했다. 이번이 19차 방어전. 또 이기면 미들급 역대 최다 방어 기록에 1개 차로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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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5A25 알바레스


외할아버지가 고려인인 골롭킨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 이전에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카자흐스탄어와 독일어·러시아어·영어까지 4개국어를 구사하는 그의 별명은 ‘전쟁의 신’ ‘KO 아티스트’다. 누구든 깨부수는 돌주먹으로 3월 판정승 이전까지 23경기 연속 KO를 자랑했다. 전체 33번의 KO 중 18번이 3라운드 안에 나왔을 정도로 속전속결이다.

알바레스는 골롭킨이 그동안 만난 상대 중 가장 강하다. 51전49승(34KO)1무1패다. 골롭킨보다 훨씬 어리지만 경험은 오히려 더 많다. 열다섯살에 프로에 데뷔해 메이웨더, 셰인 모즐리, 미겔 코토, 에리스란디 라라 등 내로라하는 주먹들을 모두 만나봤다. 2013년 메이웨더에게 판정패한 게 유일한 패배. 반면 골롭킨은 상대적으로 강자들과의 대전이 적었다. 골롭킨과의 경기를 강자들이 피하는 분위기였다.

최근의 세기의 대결들과는 조금 다를 골롭킨과 알바레스의 한판. 전문가들은 스피드·지구력·수비에서는 알바레스의 우세를, 파워·정타 확률에서는 골롭킨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골롭킨은 “알바레스와 나는 스타일(인파이팅)이 아주 비슷하다. 그래서 정말 재미있을 것”이라며 “내 컨디션은 최상이고 그도 선수 경력의 최고점을 찍고 있다. 우리 둘 모두에게 복싱 인생의 가장 큰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알바레스는 “멕시컨 전사의 복싱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큰소리쳤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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