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사드에 손 놓은 정부… 한계에 몰린 기업 上 ] "기업이 할 수 있는 게 없다... 희망 잃어버려"

롯데마트 왕징점 매장 전경./서울경제DB롯데마트 왕징점 매장 전경./서울경제DB




재계의 한 고위임원은 사드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현실에 대해 “기업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적지 않은 기업들이 중국 철수를 본격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마트·롯데마트에 이어 다른 기업들의 중국 공장 매각 등이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희망을 접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공식적인 입장은 “마트 이외 사업장 매각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며 다른 계열사의 철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롯데가 결국 중국 롯데마트 매각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중국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중국에는 유통계열사 등을 포함해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이들 사업에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투자한 자금만 최소 8조원이 넘는다.


롯데그룹 외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최근 연내 중국 광저우 기반의 남방CJ 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이마트도 연말까지 중국 매장을 철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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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와 식음료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식품 업체들은 최근 인력 구조조정 등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이들 한국산 식품의 판로 역할을 했던 롯데마트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면서 위기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자동차 업계 상황도 심각하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42만9,000대)이 전년 대비 47% 급감하며 반 토막 났다. 최근 중국 합작사(베이징현대)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와 협력 업체 대금 지급 문제도 불거졌다. 기아차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자동차 업계는 지금과 같은 기류가 계속된다면 올해 12조원대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WTO 제소를 포기하면서 기업들의 실망도 크다”며 “결국 사드 보복 장기화를 이겨낼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윤경환·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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