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佛 등 국가 지수부터 코스닥기업까지...ELS 기초자산 영토 넓힌다

■변신하는 ELS

"투자자 선택지 다양화"...하나금투, 독일지수 활용 상품 출시

키움증권은 아마존 등 글로벌기업 추종 '100조클럽' 선보여

코스닥 IT·반도체업종부터 엔터까지 종목형 ELS도 증가세

"신종 지수·종목 지속발행 않을땐 투자환경 되레 악화" 지적도



지난 해 ‘홍콩H지수(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폭락 사태로 투자자들에게 대규모 손실을 안겨준 주가지수연계증권(ELS)이 새로운 모습으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 독일 등 새로운 국가의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담거나 코스닥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변신하는 것. 증권사들은 기초자산 다양화를 통해 투자자의 선택지를 넓히고 시장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지수·종목을 담은 ELS가 지속적으로 발행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투자 환경을 악화할 수 있어 주의를 당부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은 신종 지수를 활용한 ELS 발행을 늘리는 추세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ELS 시장에서 해외지수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 지수는 유로스톡스50, 홍콩H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닛케이225 등이다. 특히 올해 초에는 유로스톡스5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쏠림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브렉시트 당시 주춤했던 발행이 되살아난 탓이다.

특정 지수 추종이 다시 두드러지자 시장에선 다시 우려가 커졌고 증권사들은 기초자산 다양화에 나섰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달 독일지수(DAX30)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출시했다. ‘하나금융투자ELS 7481회’는 독일지수·항셍지수·일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연 4.56%의 쿠폰을 추구하는 스텝다운형 ELS다. 독일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지난 해 1월 2억6,600만원에서 올해 초 48억1,359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달에는 298억2,150만원까지 성장했다.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1조7,540억원에서 올해 초 2조6,323억원으로 50% 정도 성장한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수준이다. 그 밖에 CAC40(프랑스), S&P Low Vol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독일지수는 기존에 종종 활용되던 기초자산이지만 최근 1,000억원대 이상의 발행이 나타나고 있으며 ‘S&P Low Vol Target’지수도 최근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종목형 ELS는 대체로 지수형에 비해 위험성이 높다고 여겨져 전체 시장에서 비중이 높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상황이 바뀌어 종목형 ELS 발행량이 지난해의 약 4배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증시가 박스권을 넘어서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증권사가 발행을 서두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증권사는 종목형 ELS의 기초자산 영역을 글로벌 기업과 코스닥으로 확장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대표적 사례다. 키움증권은 일찍부터 ELS의 기초자산을 해외 기업으로 확장했다. 국내외 기업을 한 바구니에 담는 전략을 제시해 기대 수익률을 높였다. 키움증권은 애플, 삼성전자, 아마존 등 시가총액 100조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글로벌 100조클럽 ELS’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올해도 26건(178억원)을 발행했고 28건(93억원)이 조기상환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페이스북, 텐센트, 삼성전자 등 한국·미국·중국의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을 함께 담는 ELS를 시장에 선보였다. 만기 1년 상품으로 조기상환평가일에 모든 기초자산 최초 기준가격이 102% 이상이면 연 10%의 수익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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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도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ELS에는 원익IPS, 덕산네오룩스 등 코스닥 IT·반도체 업종과 지니뮤직, 큐리언트 등이 기초자산으로 합류했다. 지난 8월 국내 종목 ELS 중에서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아이리버가 신규로 활용되는 등 종목형 ELS에 코스닥 종목의 영역이 넓어지는 추세다.

종목형 ELS의 경우 주가지수보다 위험이 큰 만큼 기초자산 종목의 변동성을 수시로 검토해야 한다. 최근 ELS는 대부분 2~3개 종목을 동시에 기초자산으로 하는 만큼 특정 종목에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 코스닥 종목은 시장 상황에 따라 주가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종목형 ELS는 종목보다도 시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시장의 국면에 따라 녹인(Knock-in) 리스크가 변하고 개별 종목의 리스크가 이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은 이 같은 투자자들의 우려에 대응해 ELS에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3월 판매한 ELS는 넷플릭스, 스타벅스, 엔비디아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데 해당 기업의 주가가 하락해도 원금손실을 최대 10%로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NH투자증권은 ‘세이프티가드’ 옵션을 추가해 조기상환에 실패해도 1년 이내에 일정 수준의 수익을 지급하고 투자를 청산할 수 있는 장치를 도입했다. 국내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기업은 예측하기 어려운 국내외 변수에 의해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종목형 ELS는 지수형에 비해 위험한 게 사실”이라며 “원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ELS에 가입해 리스크를 줄이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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