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최흥식 금감원장 '소비자 보호 천명'…떨고 있는 금투업계

파생상품 투자자 숙려제 실태 등

취임전부터 證·銀 현장 돌며 파악

"직속 자문기구 만들겠다" 공언

업계, 대대적 점검 이뤄질지 촉각

<YONHAP PHOTO-2965> 취임사하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최흥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7.9.11      toadboy@yna.co.kr/2017-09-11 10:33:24/<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최흥식(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강조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다른 금융 업권보다 소비자 보호 체계가 미흡한 편인 금융투자업계에 대해 대대적인 점검이 이뤄질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금융소비자 보호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으레 소비자 보호 강화를 언급했던 전과는 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17일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새 금감원 수장이 소비자 보호를 강하게 천명했으니 어떤 형태로든 감독 강화는 예견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 강화야 늘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금감원장이) 확실한 성과를 내려 하지 않겠느냐”며 “(또 다른 공약인) 규제 완화와는 별개로 소비자 보호를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최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감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금융소비자 보호”라고 콕 집으며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라는 원장 직속 자문기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초 작업’은 이미 시작했다. 최 원장 취임 전이지만, 최근 금감원은 올해 초부터 시행 중인 파생상품 투자자 숙려제의 시행 실태를 증권과 은행 등 상품 판매현장을 돌며 파악해갔다. 이 제도는 70세 이상 고령자가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에 청약하면 2 영업일 이상 투자 여부를 재고하도록 하는 것으로, 고위험 상품에 충분한 정보 없이 가입해 손해를 보는 일을 막으려는 제도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숙려제를 위한 체계가 잘 갖춰져서 불완전판매가 일어나지 않는지가 검사의 핵심이었다”며 “본사와 지점 할 것 없이 자료를 모두 수집해갔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금융투자업계는 은행, 보험 등 다른 업권에 비해 유독 소비자 보호를 가욋일 취급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담당 부서가 소규모인 금융사가 많다”며 “심한 곳은 담당 직원 1명을 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컴플라이언스(준법) 관련 부서에 소수의 직원을 배치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관계자는 “금융사도 (체계 미흡을) 인지하고 있지만 영업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영업 부서의 ‘말발’이 타 부서를 압도하는 것 같다”며 “변화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이 지난해 국내 64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해보니 대상 증권사 9개 중 총 10개 평가부문에서 8개 이상 ‘양호’ 등급을 받은 곳은 삼성증권 한 곳이 유일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소비자 민원 건수가 타 업권보다 훨씬 적다고 항변한다. 실제 지난해 금융민원 현황에 따르면 은행 8,843건, 비은행(카드·대부·저축은행 등) 1만5,674건, 보험 4만8,573건에 비해 금융투자는 3,147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더 많을 것이란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품 구조가 복잡해 피해를 입어도 뭘 어떻게 항의해야 할지 모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