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문성근 검찰 출석…"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 조사해야"

국정원 '블랙리스트' 올라 퇴출 압박 등 피해 받아

'특수공작'이라며 나체 합성 사진도 배포돼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 연예게 퇴출 압박을 받는 등 피해를 입은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연합뉴스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 연예게 퇴출 압박을 받는 등 피해를 입은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오전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방송계에서 퇴출 압박을 받는 등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진 배우 문성근씨가 18일 검찰에 출석했다.

오전 10시 43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문씨는 전담 수사팀에서 과거 피해 사실을 진술할 예정이다.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문씨는 국정원이 배포한 음란물을 거론하며 “이명박 정권 수준이 일베와 같은 것이 아니었나”며 “세계만방에 국격을 있는 대로 추락시킨 것에 대해 경악스럽고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할 필요도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문씨는 “국정원이 블랙리스트를 이명박 전 대통령께 직보했다는 게 확인된 것”이라며 “이 사건 전모를 밝혀내면서 이 전 대통령도 직접 소환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와 별개로 블랙리스트 관련 민사소송을 준비 중인 문씨는 “지금까지 5~6명 정도가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면서 “피해사례 수집을 이번 달 정도까지 받아 다음 달에는 소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원은 원세훈 전 원장 재임 초기인 2009년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꾸렸다. 국정원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은 주로 정부에 비판적 성향을 보인 사람으로 채워졌으며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라는 등 여러 압박을 받았다. 문씨도 이름을 올린 82명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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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은 문씨 이미지를 더럽히기 위해 ‘특수공작’이라며 블랙리스트에 마찬가지로 포함된 배우 김여진씨와 나체로 침대에 누워 있는 합성사진을 제작해 유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문씨는 블랙리스트 의혹이 불거진 후 언론 인터뷰에서 “8년 전부터 방송 출연이 잘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며 “제 통장에 돈을 보낸 사람을 세무조사하더라”고 말했다.

자신이 출연한 케이블 방송 드라마 감독이 도중에 바뀌고, 부친인 고(故) 문익환 목사의 뜻을 교육철학으로 삼은 대안학교 ‘늦봄문익환학교’가 국정원 사찰을 받았다는 등 다른 의혹도 제기했다.

검찰은 문씨를 시작으로 주요 피해자를 불러 조사를 본격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범행에 가담한 국정원 간부를 상대로도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19일에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

정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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