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초강경 위협...태평양에 수소탄 쏘나

김정은 "美,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 첫 개인성명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연합뉴스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예고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가 태평양에서의 역대급 수소탄 시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경고했다. 한미일 정상이 대북 인식을 공유하며 더욱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지만 날이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말폭탄이 현실화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격랑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앞두고 미국 뉴욕에 체류 중인 리 외무상은 21일 숙소에서 만난 취재진이 김 위원장이 공언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에 대해 질문하자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에 대응해 성명 발표로 대응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가 세계의 면전에서 나와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며 우리 공화국을 없애겠다는 역대 가장 포악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조치 단행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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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외무상이 역대급 수소탄의 구체적인 종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만큼 트럼프의 말폭탄을 맞받아치기 위한 외교적 수사일 수도 있다. 하지만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에서 최고 지도자가 자신의 명의로 직접 대외 성명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시 말해 김일성·김정일 집권 시기에도 없었던 전례 없는 초강경 대응방식이다. 이 때문에 그간 진행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단계와 북한의 주장 등으로 추정하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의 미사일에 수소탄을 장착해 태평양을 향해 발사하는 실험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 직후 수소탄 성공을 주장했으며 15일에는 IRBM ‘화성-12형’을 북태평양을 향해 발사했다. 이날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평양에서 괌까지의 직선거리보다 더 먼 3,700㎞를 비행했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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