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업종 수익률은 다른 업종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진다. 올 6~8월 중국 A주 업종별 수익률은 비철금속과 철강이 각각 38.7%, 32.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주가 상승을 보였다. 이밖에 비은행금융(32.9%), 은행(13.7%), 전자(13%), 음식료(12.1%), 건축자재(11.7%), 가전(8.5%) 등이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초부터 8월 말까지 수익률을 봐도 이들 결과는 비슷하다.
소재 업종 강세는 수요와 공급 부문이 모두 가격 급등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올해 중국 소재 업종은 수요 증가, 공급 제한, 정부 정책 등 모멘텀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시장 내 주도 업종 역할을 했다. 특히 2017년 중국 경기 더블딥(double dip·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로 돌아가는 이중침체 현상) 우려가 해소되고 금융과 부동산 규제 부작용이 완화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낮은 재고 물량도 이들 업종의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됐다. 실제 중국 열연 유통 가격은 2015년 중반 톤당 2,000위안에서 올해 중순 4,400위안까지 2배 이상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금융업종도 시중금리 상승과 은행 순이자마진(NIM) 장기 하락이 마무리되며 상승 반전했다. 무엇보다 중국 은행권의 건전성을 위협했던 기업부채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제조업과 부동산 관련 가격 지표가 상승한 것도 호재였다. 이들 가격 지표가 오르면서 실질 금리가 하락세를 탔는데, 이는 다시 해당 산업의 즉각적인 상환부담을 완화시켜 산업의 신용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가져다줬다.
올해 음식료 업종의 상승세는 중국의 고급술인 백주가 견인했다. 올해 중국 음식료 업종은 소재와 함께 중국 기관투자가들이 가장 선호했던 업종으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백주와 유제품 두 업종이 상승을 주로 견인했다. 중국 음식료 세부업종 상승률을 보면 백주 부문이 올 9월 1일까지 수익률만 49.1%를 보였다. 유제품도 같은 기간 20.5%의 수익률을 보이며 식품 전체 수익률(8.4%)을 압도했다. 이는 중국 국민들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소비 양극화와 소비 고도화 현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보기술(IT) 산업 성장과 3·4선 도시의 IT 기기 수요 증가, 수출 회복 흐름을 타고 꾸준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주요 특징으로 보면 가전 부문은 점유율 상위 기업들의 과점 구조가 점점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에어컨 상위 3개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2008년 50% 정도였지만 지난해 80% 수준까지 올라오며 빠르게 승자독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증시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먼저 중국 각 산업 내 선두 기업의 집중화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다. 업종 1등 대표기업 주가와 CSI300 지수를 지난해 1월 각각 100포인트로 설정해 놓고 비교해 보면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며 올해 9월 기준 업종 1등 대표기업 지수가 CSI300보다 약 20포인트 앞선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또 실제 올해 중국 업종 내 1등주 주가 상승률은 33%로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칭다오하이얼(가전), 헝루이의약(헬스케어), 하이크비전(보안)과 같은 업계 1위 기업은 올해 주가 상승률만 각각 70%, 40%, 92%를 기록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투자 역시 업종서 선두를 달리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는 의견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경기 모멘텀이 약화돼 그간 주가가 많이 오른 산업재와 경기 소비재 등 기타 시클리컬 업종 주가 상승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는 4·4분기에는 가전, 고가음식료, 제약, 레저 등 고성장 소비업종과 전자, 전기차, 환경, 금융업종이 주도 업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어 중국 증시에선 경기 사이클과 주도 업종 변화와는 무관하게 대형주에 대한 비중 확대가 좋은 전략”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