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로터리] 4차 산업혁명과 농업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최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농업 분야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트랙터, 인공지능(AI) 제초로봇 등이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일본은 데이터 활용에 중점을 둔 농업관리 클라우드서비스, 드론 등의 기술개발을 활성화하고 있다. 중국도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농촌에 유통센터를 짓고 지역 특산물을 직배송하는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농업이 융합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우리나라도 생산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 및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팜 설비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여기에 농작물 생육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응용하고 있다. 농작물에서 추출한 인공뼈, 신소재 개발 등 바이오기술 연구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농식품 산업의 4차 산업혁명은 생산 분야에 한정돼 있고 다른 산업에 비해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농식품 산업 전반에 신기술 개발과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변질이 쉽기 때문에 유통과정에서 신선도와 품질 유지가 생명이다. 배송경로 최적화, 예측배송 등 유통 효율을 높이기 위한 빅데이터와 ICT 도입이 농업 분야에 절실한 이유다. 최근 국민적 관심이 높은 식품 안전 문제에도 초연결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농식품 생산 이력과 품질정보 조회, 재고·위생 관리가 가능하고 이를 전자상거래시스템과 연동하면 안심하고 농식품을 거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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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수급상황 예측을 통한 농산물의 과학적 수요공급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생산·유통·소비·가격·기상 등 여러 기관에 산재한 전국 수급 관련 빅데이터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AI 등을 활용해 관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보다 폭넓게 수급 정보를 매뉴얼화한 종합정보시스템으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작황 및 수요 예측자료를 기초로 농업인들은 영농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소비자들도 사전에 식재료 구매계획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역별·시기별 거래 특성에 대한 빅데이터들은 점차 농산물 생산·소비체계를 지역 중심으로 재편하고 지역 단위의 맞춤형 수급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가장 전통적인 산업으로 간주되던 농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무인 식품점 ‘아마존 고’를 선보이고 유기농 식료품 체인점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농식품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농업과 과학기술의 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농업계 종사자들이 첨단기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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