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 등록 심사 전담 조직을 꾸려 신규 사모펀드 운용사의 신속한 시장 진입을 돕는다. 최근 공모펀드를 제치고 자산운용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창업과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큰 사모펀드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기름을 붓겠다는 것이다. 다만 경쟁 심화에 따라 적자 운용사가 늘어날 수 있어 건전성 감독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은 사모펀드 운용사와 투자자문·일임사의 인가·등록 심사를 전담하는 자산운용 등록 심사 전담반을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운영하고 필요 시 운영기간을 연장한다고 24일 밝혔다. 집합전문사모집합투자업(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에 뛰어드는 신청자는 많은데 심사 업무는 더딘 현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전문 사모 운용사 심사 건수는 183건으로, 은행·보험·금융투자 등 금감원 전체 인가·등록 심사 건수의 67%나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도 심사 중이거나 심사를 기다리는 건이 90건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인·허가 규제 완화에 따른 것이다. 구경모 금감원 부원장보는 “사전규제는 풀고 사후규제를 강화하라는 국정과제에 따라 전담반을 설치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2015년 10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를 등록제로 전환하고 자기자본 요건을 기존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추는 등 대대적인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증권사의 사모 운용사 겸업을 허용하는 등 잇따라 규제를 완화해 자산운용사 수는 2015년 93개에서 올해 8월 현재 193개로 100개나 늘었고, 이중 무려 91개(신규+전환)가 전문 사모 운용사다. 종사 임직원 수는 올해 2·4분기 현재 6,819명으로, 2015년 말(5,259명)보다 1,560명이나 늘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조직과 인력으로 영업이 가능해 증권사나 운용사 은퇴자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층까지 취업 대신 운용사 창업에 뛰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올 2·4분기 기준 사모펀드 수탁고는 271조원으로 공모펀드(223조원)를 훨씬 앞질렀다.
규모 늘리기에 집중하는 성장 전략이 향후 리스크 확산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체 자산운용사의 적자 폭이 커지고 있어 아직 (사모 시장이) 실속은 없는 편”이라며 “부가가치 창출 능력만 보고 업자 수만 늘리는 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