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공씨책방,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재판부, ‘건물 비워 달라’는 건물주의 소송에 손 들어줘

건물주의 명도소송에 패하며 공씨책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서울경제DB건물주의 명도소송에 패하며 공씨책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서울경제DB


공씨책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공씨책방을 상대로 ‘건물을 비워 달라’는 건물주의 소송에 재판부가 손을 들어주면서다.

서울서부지법 민사5단독 황보승혁 판사는 21일 이와 같은 내용의 명도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공씨책방의 주장에 무리가 있다”며 “1층을 건물주에게 인도하고 연체된 임대료 등을 지급하라”고 했다. 또 “현행법상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계약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며 “새 장소로 이사하기에 40여 일이 짧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씨책방의 문화적 가치는 특정 장소, 건물과 결부돼 있기보단 책방이 보유하는 서적과 운영자의 해박한 지식, 오랜 시간 누적된 단골들의 인정”이라며 “장소가 이전돼도 그 본질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했다. 실제로 공씨책방은 문화적 가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3년에는 서울시의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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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씨책방은 1970년대 서울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몇 번의 이사 끝에 1995년 신촌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 건물을 구입한 새 건물주가 2.3배 높은 임대료를 요구했고 갈등을 빚었다.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자 건물주는 1층 공간을 직접 사용하고자 명도소송을 냈다.

/류승연 인턴기자 syryu@sedaily.com

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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