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활보하는 다카타 탑재 차량은 대우차를 인수한 한국GM의 16만대를 비롯해 18만대에 이른다. GM과 벤츠 측은 문제의 에어백이 멕시코산 제품이고 자사 차량은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발적 리콜을 거부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설명은 석연찮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벤츠 측은 이미 다카타 탑재 차량 일부를 리콜한 바 있다. 중국GM도 최근 250만여대의 차량에 대한 순차 리콜을 결정했다. 다카타 측은 파산 이전에 제품의 구조적 결함을 인정한 바 있다.
정부의 대응도 무기력하기만 하다. 자발적 리콜을 실시하지 않은 두 회사에 대해 본사 차원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권조사를 벌일 엄두도 내지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데 메이커 측의 자체 조사를 1년씩 기다려주는 것도 뒷맛이 남는다. 세계적 파문을 일으킨 도요타 리콜 때도 우리 정부가 미적대기는 마찬가지였다. 안전과 직결된 사안은 조금이라도 의심이 간다면 스스로 결함을 시정하는 것이 온당하다. 그래야만 소비자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정부도 유독 수입차에 관대하다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으려면 합법적 틀 내에서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