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130년 된 기계와 인더스트리 4.0

프랑크 셰퍼스 로버트보쉬코리아 사장





올해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하노버메세산업박람회의 보쉬 부스에는 눈에 띄는 기계가 하나 설치됐다. 바로 130년 된 발판으로 작동되는 300㎏의 주철 작업용 선반이다. 이 선반은 보쉬그룹 창립자인 로버트 보슈가 1887년 이래 사용한 것으로 19세기 말 보쉬그룹이 성장하는 기반이 된 마그네토 점화 장치의 부품을 생산하는 데 사용됐다. 이 오래된 기계가 최첨단 산업 박람회에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새로운 보쉬의 사물인터넷(IoT) 게이트웨이로 이 130년 된 기계를 인더스트리 4.0 시대에 걸맞게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센서, 소프트웨어(SW), 그리고 IoT 호환 산업용 제어기기를 결합한 커넥티드 시스템으로 이 오래된 기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새로운 기계들뿐 아니라 추가 장착 형식으로 기존의 기계들 역시 커넥티드 산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예가 하노버 산업 박람회에서 선보여진 것이다.


현재 제조에 사용되는 많은 기계가 인더스트리 4.0과 연결돼 있지 않다. 커넥티드 산업을 위해 필수로 갖춰져야 하는 센서·SW, 그리고 회사 정보기술(IT) 시스템과의 연결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독일에서만 이러한 기계의 수가 수천만 대를 넘는다. 기계 엔지니어링의 사이클은 다른 산업들과 다소 상이하다고 할 수 있다. 기계는 한 번 구매하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야만 새로운 필요에 따라 변경을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이미 설치된 기계의 상당수가 커넥티드 산업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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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동시에 오늘날 산업에서는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커넥티드 기계들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IoT 게이트웨이 같은 추가 장착형 커넥티드 산업 솔루션들이 필요하다. 이 게이트웨이로 기존의 제조 시스템과 연결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최적화가 가능하며 예측 유지 보수나 생산성 향상, 그리고 다운 타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보쉬 독일 홈부르크 공장의 경우 지난 2007년식 유압 밸브 테스트 시설을 IoT 게이트웨이와 연결한 바 있다. 새롭게 설치된 센서들로 사용되는 오일의 질을 모니터링할 수 있어 언제 오일을 교체해야 하는지 과거보다 더 정확히 시점을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결국 시간과 돈을 절약할 뿐 아니라 환경에도 좋은 일이다. 이 사례의 경우 IoT 게이트웨이 설치비용은 설치한 지 18개월 만에 회수됐다.

인더스트리 4.0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인더스트리 4.0이 항상 대규모의 투자와 시설 전반에 변화를 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서로 연결해 커넥티드 솔루션의 혜택을 받는 것이 인더스트리 4.0의 시작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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