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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짐 싸는 롯데쇼핑…우량 신용등급도 적신호

롯데쇼핑(023530)이 최근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AA+’의 견고한 신용등급도 흔들리고 있다.

국내 한국신용평가는 26일 롯데쇼핑에 대해 기존 ‘AA+’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도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건 국내에서 한신평이 처음이다. 그간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모두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


이번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은 중국 사업 실적 부진으로 인한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이미 롯데쇼핑은 국내에서 내수 소비 부진 등으로 사업 이익 규모가 축소된 가운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영업환경이 더욱 악화했다는 평가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유통업태 사업 다각화와 다수 점포망을 바탕으로 사업 기반이 확고하고 자금 조달 능력도 우수하지만 국내 주력 사업 수익창출력이 약화되고 중국 사업 실적 부진이 심화됐다”며 “잠재 재무부담이 확대된 가운데 구조적 영업환경 저하까지 겹쳐져 주력 업태 실적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현재 등급 수준에 부합하는 영업·재무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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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롯데쇼핑은 최근 중국 현지법인에 대한 담보 제공(860억원) 및 출자(2300억원), 홍콩법인 채권 발행(3413억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중국사업에 자금지원을 진행했다. 하지만 손실 규모가 점차 커지는 등 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아 최근 중국 대형마트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한신평은 향후 점포 경쟁력 제고나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한 국내외 주력사업 수익 창출력 개선 여부, 유후자산 매각 등 보유자산을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 추이, 중국 마트 매각작업 진행 상황 등을 모니터링해 신용등급 하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소비부진 지속과 업체 간 출점 경쟁, 경쟁 유통 채널의 시장점유율 확대로 외형감소와 수익성 저하가 지속되고 있다”며 “신규업태 점포 확장이나 해외부문 실적부진 심화에 따른 자금소요 증가로 현금흐름 대비 차입규모 지표가 추가로 저하될 경우 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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