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큰손들이 서울 도심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오피스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도심과 판교에서 우량 오피스 매물들이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도심은 전통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판교는 최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정착하면서 오피스 시장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이들 오피스 빌딩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도심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새로 매물로 나오는 연면적 8만~15만㎡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은 최소 5개가 넘는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연면적 3만3,000㎡ 이상을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으로 분류한다.
우선 도심에서는 이르면 올 하반기에 서울 종로구 중학동에 위치한 ‘더케이트윈타워’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처음으로 투자한 한국 상업용 부동산인 더케이트윈타워는 지하 6층~지상 16층, 연면적 8만3,878㎡ 규모의 쌍둥이 빌딩이다. 지난해 매각된 광화문 센터포인트가 3.3㎡당 약 2,600만원에 팔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케이트윈타워도 최소 그 이상의 가격으로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또 종로구 공평구역 제1·2·4지구에 짓고 있는 ‘센트로폴리스’도 가격만 맞으면 언제든 매각이 가능하다. 부동산 개발회사 시티코어가 짓고 있는 이 빌딩은 지하 8층~지상 26층, 연면적 14만1,475㎡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임차인 유치와 매각가격에 따라 매각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3~4월에는 대우건설(047040)이 시공사이자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종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6-3구역의 ‘더유니스타타워’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빌딩은 지하 8층~지상 20층, 연면적 14만5,916㎡ 규모다. 오는 2019년 4월에 준공될 예정이며 대우건설이 전체 빌딩의 절반을 10년간 임차하거나 다른 임차인을 구해오는 조건으로 매수자를 구할 예정이다.
판교에서도 대형 매물들이 나온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판교 알파돔시티 6-4구역에 들어서는 지하 1층~지상 15층, 연면적 9만9,589㎡ 규모의 오피스 빌딩을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에 매각해 공모 상장 리츠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입지가 좋고 최근 판교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방행정공제회는 6-4구역과 붙어 있는 6-3구역 오피스 빌딩을 매각할 예정이다. 이 빌딩은 연면적 8만 7,710㎡ 규모이며 최근 휴렛팩커드(HP)를 임차인으로 유치했다. 최근 판교 시장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메이트플러스에 따르면 2·4분기 기준 판교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제로를 기록할 정도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올 초 싱가포르계 리츠 AMC인 에이아르에이(ARA)코리아가 알파돔시티 내 ‘알파리움타워’를 5,200억원에 매입하는 등 기관들도 본격적으로 판교 시장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그간 국내외 기관들은 주로 서울 3대 권역(도심·여의도·강남) 지역의 대형 오피스 빌딩에 관심을 보였으나 앞으로는 판교 오피스 시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매물로 나오는 알파돔시티 내 오피스 빌딩 외에도 10년간 전매제한으로 묶여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도 5년 정도 후에는 본격적으로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팀장은 “판교의 경우 2009년부터 신규 공급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10년 전매 제한을 감안했을 때 정상적인 거래는 2019년 이후부터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신규 공급이 집중된 시기가 2011년~2014년임을 감안했을 때 2021년~2024년께 차익 실현 매물이 다수 공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